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그때 함께 있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작성자 조*경 2024-05-02
방멸록 샘플
교수님, 안녕하세요^^
사부님과 가족 모두 건강하시지요?
제가 졸업한지 어느덧 20년이 지났습니다. 우연히 졸업사진을 보게 되었고 그때 그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4학년때 처음 서울에서 자취를 하면서, 향수병과 알 수 없는 우울감으로 힘들게 보내면서 정말 죽을 것 같아서 교수님께 상담 신청을 했었지요.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어요. 혜화동에서.. 무슨 일이 있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다가 시간이 지나서 나왔었습니다. 그때 제 곁에서 가만히 침묵의 위로를 건네 주셨었지요. 사실 저는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제 마음을 설명 할 수가 없었던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때 선생님을 뵙고 난 이후 거짓말처럼 눈물이 말랐습니다.
다시 이전처럼 에너지도 생겼고 웃을 수 있었고, 신나게 활동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었거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아이에서 성인이 되는, 처음 집과 가족을 떠나온 향수병, 국가고시 등에 대한 압박금 등이 겹쳐진 탓이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선생님께서 얼마나 당황하고 황당하셨을까 싶기도 해요. 혼자 상담신청하고 와서 한마디 말도 못하고 1시간 동안 엉엉 울다가 돌아갔으니까요. 그 이후로도 제게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고 가만히 들여다 보시기만 하셨죠.
정말 감사했습니다. 편안한 공감의 침묵과 위로, 함께 있어주신거- 마음으로 와 닿은 에너지였던 것 같아요.
은사님 덕분에 인생의 고비를 잘 넘기고 이제는 결혼하고 아이도 기르며 잘 살고 있어요^__^
사진을 보며, 스승의 날인 5월을 보내며, 은사님께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립니다.
사랑 많으신 선생님, 감사드려요~~ 만수무강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