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아들에게 빛이 되어주신 선생님
작성자 류*희 2024-05-02
방멸록 샘플
아들은 올해 스물 한 살의 발달장애인입니다. 저는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던 해에 27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퇴직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갈 곳이 없어진 아들의 스무 살 3월부터는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여기저기 상담을 다니며 절망하고 있던 때에 우연히 찾았던 주간활동센터에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신 선생님의 첫인상에 끌려 그곳에 보낼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복잡한 곳, 사람 많은 곳, 떠드는 사람들이 너무 무서운 아들은 견딜 수 없는 공포가 엄습하면 공격행동이라고 이름붙여진 방어행동을 합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하는 행동이지만 남들의 입장에선 느닷없는 폭행이지요. 흥분하면 힘이 두 배 세 배로 세어지는 120kg의 거구를 온몸으로 안고 저지하고 달래며 안심시키는 그 일은, 지금껏 부모인 저희도 10년 넘게 보고 겪어도 적응되지 않는 힘들고 두려운 일인데도 언제나 담대하게 대응하시고 따뜻하게 달래 주시는 모습을 뵐 때마다 너무나 존경스럽습니다.
생업으로 생각해서는 도저히 이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사명으로 생각하시기에 하실 수 있구나 늘 생각합니다.

졸업을 하면 방 안에만 갇혀 살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절망했던 제게 한 줄기 빛 같은 희망을 주신 것은 어떤 말로도 그 고마움을 다 표현할 수 없고, 공포로 가득했던 아이의 마음에도 보고싶고 좋아하는 선생님이 생기게 해 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고마운 일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유○주 선생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