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제 삶의 길잡이가 되어주신 선생님!
작성자 문*정 2024-05-03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항상 생각나는 이국환 선생님!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서야 연락을 드립니다. 그 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통제적인 집안 분위기로 마음에 불만과 답답함이 가득했던 사춘기 시절, 선생님의 국어 수업은 제가 숨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수업은 항상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저희에게 자유와 희망을 불어넣어주었어요. 교과서 진도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드라마나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글도 써보고 선생님 덕분에 억압된 생각을 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었죠. 그래서 힘들었지만 그 시기를 무난하게 지나갈 수 있었답니다.

한번은 글을 써내는 시간이었는데 제가 선생님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불만을 가득 적어놓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 뒷날이었나 선생님이 절 따로 부르셨어요. 저는 선생님이 날 혼내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면서 자리에 앉았는데 선생님은 절 혼내지 않으시고 마음이 아팠다고 하셨어요. 저는 그 동안 잘못하거나 버릇없는 언행을 하면 항상 혼나는데 익숙해져 있었는데 선생님의 그 말씀이 저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고 저는 부끄러움도 잊은채 선생님 앞에서 엉엉 울었어요. 혹시 기억나세요? 선생님도 그 때 저와 함께 울어주셨고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의 기억 속에 생생하답니다.

선생님의 그 눈물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보여주신 그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는 특수교사가 되었어요. 때론 사랑을 주었던 아이가 제 마음을 몰라주고 때론 힘들게하기도 하지만 선생님이 저를 이해해주시고 함께 울어주셨던 그 날의 기억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