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닮고 싶은 선생님~~
작성자 윤*아 2024-05-03
김란수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윤진아입니다. 가끔 얼굴 뵙지만 그래도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건 또 다른 느낌이라서요.
선생님을 만나뵌 지도 벌써 9년이나 되었네요. 그런데도 전혀 오래된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건 하시라도 만나면 어제 만난 것처럼 편안하고 좋기 때문이겠지요.
처음 동학년을 하면서 바로 옆반을 맡고 계셔서 이런저런 일로 도움을 받고 또 속상한 일이 있으면 털어놓고 나눌 수 있어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말썽꾸러기 아이들 때문에 화를 내면 맞장구쳐 주셔서 정말 위안이 되었고 말이 통하지 않거나 너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학부모님들 때문에 속상할 때도 당신 이야기 들려주시며 또 공감하고 위로해 주셨잖아요. 서로의 개인 사정으로 눈물 흘릴 때 함께 울 수 있어서 더 마음 깊이 그때 일이 가슴 뭉클하게 남아있답니다.
아이들 지도할 때 당신은 어떻게 하시는지 이야기해 주셔서 제가 참고를 하고 많이 따라하려고 했답니다. 성격이 급하고 돌려서 예쁘게 말하는 것에 서툴다보니 자꾸 실수하고 또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지금은 참 많이 좋아졌어요. 아이들의 잘못되거나 예의 없는 언행에 걱정 소리 하기 전에 "네가 그렇게 하면 내 마음이 불편해." 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도 선생님 덕분이랍니다.
올해 명예퇴직을 하셨지만 곧 다시 학교로 가게 되셔서 제가 다 마음이 즐거웠어요. 대한민국의 교육을 위해 선생님 같은 선생님은 오래 교단에 계셔야 한다고 생각한답니다. 아이들을 사랑하시고, 어떻게 또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아시고, 때론 단호하지만 늘 친절하게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이시니까요. 제가 그 반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네요. "너희들 복 받은 줄 알아라."
성실하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뚜벅뚜벅 오늘을 살아가시는 선생님, 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근묵자흑 근주자적'이라고 했던가요? 저도 선생님 곁에 있다보면 조금은 선생님처럼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가르치는 것이 해가 갈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오늘도 하루를 묵묵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곁에 선생님과 또 다른 좋은 선생님들이 계셔서 제가 가는 길에서 때론 꽃도 보고 샘물도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있으니 참 감사하네요. 오래오래 우리 함께 해요. 늘 건강하세요.^^
2024. 5.3
윤진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