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베풀면서 살거라
작성자 하*완 2024-05-04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입니다. 그때는 1960년대라서 우리나라가 빈민국에 속하고 아직 경제가 발전하지 못해서 너나나 할것없이 모두가 가난하게 살던 시대였습니다.
저는 집에서 4km쯤 떨어진 국민(초등)학교를 걸어서 다녀야 했습니다. 그래도 여름에는 덥기는 했지만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어서 좋았고 큰개울을 건널 때에는 다리가 없어서 신발을 벗고 물속을 걸어가야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다닐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끼며 학교를 다녔습니다.
그 당시 담임선생님은 나의 이웃마을에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셨는데 등교길에서 나를 만나면 자전거 뒤에 태워주셨습니다. 그것도 만날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학교까지 태워주셨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자갈이 깔린 울퉁불퉁 흔들리는 길이었지만 자전거 뒤에 타고 가는 나를 부러워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학교에 도착하면 궁둥이가 아프고 다리가 절이는 경우도 있어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귀여움을 받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떤 때에는 수업이 끝나면 교실에 남아 혼자서 공부하고 있으면 담임선생님이 퇴근할때 자전거 뒤에 타워서 마을까지 데려다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이렇게 1년동안 선생님의 보살핌을 받고 즐겁게 학교를 다녔습니다. 1년이 끝날 무렵에 담임선생님은 나에게 '너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누군가에게 베풀면서 살거라'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이 너무 나의 가슴에 깊은 감동으로 남았습니다. 그 이후로 나는 장차 국민학교 선생님이 되어 담임선생님처럼 학생들을 위해서 베풀면서 살자고 다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성년이 되어서 국민학교 선생님이 되어 연심히 근무하다가 정년퇴임을 했습니다. 지금도 4학년 담임선생님을 뵈면 어릴적에 나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생각하며 고맙고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담임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될 수 있으면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