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내가 만난 나의 선생님
작성자 김*진 2024-05-04
잘 살았다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도덕적으로 잘 살아서 인품이 훌륭한 사람을 가리켜 잘 살아온 사람이라고 평가를 한다. 또는 하고자 하는 일을 성취했을 때도 잘살았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꿈꾸던 일을 어른이 되어 실현했다면 그 사람은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기억을 거슬러가서 최초 되고 싶었던 직업이 있었다. 내가 만나는 사람 중 여자분을 보며 미래의 직업을 생각해봤던 것 같다. 당시 내가 만났던 여자분은 주로 교사와 병원의 간호사였다. 어린 시절 내가 만났던 그들의 모습이 어린 내게 제일 멋진 사람들이었다.

유치원에 다녔었는데, 하얀 피부에 환한 미소를 내내 지어준 담임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유치원가는게 행복했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미소같았다. 그 미소를 보며 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미소짓는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 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은 학교에 처음 입학해 낯설어하는 우리를 포근한 미소로 다독여준 분이시다. 그 분의 미소와 격려에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학교에 더 오래 있고 싶었다. 내게 칭찬해주고 머리 쓰다듬어 주신 그 손길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유치원 이후 대학교, 대학원을 거치고 수많은 강의를 듣는 학생으로 있으면서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다. 어른이 된 나는 교사가 되었다. 학생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짓는 아름다운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아 해피스파일쌤이라는 닉네임을 걸고 교사로 지내왔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아름다운 미소짓는 교사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런 교사로 살아갈 것이다.고등학교 3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고 담임 선생님이 가고 싶은 학과가 있는지 질문하셨다. 당시 떠오르는 대답은 국문학과였다. 담임 선생님께서 특별히 국문학과에 가고 싶은 이유가 있는지 아라에게 물으시길래 막연하게 작가가 되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말하고 스스로 놀랐다. 그 전까지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못했던 아라는 막연하게 헤르만 헤세, 세익스피어, 헤밍웨이, 도스토예프스키와 같은 작가들을 동경해왔다. 동경만 했지, 본인이 작가가 되리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선생님께서 가만히 나를 바라보시더니 작가가 되고 싶은게 강한 소망이 아니라면 본인과 같은 교사의 길을 걷자라고 하셨다. 부연설명을 요구하는 나의 눈빛을 보고 담임 선생님은 내가 학급일기 등 쓴 글을 보면 사색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철학이나 사상에 관심이 많은 점 등이 교사와 잘 맞다고 하셨다.
그 후 아라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교사가 되었다.지나온 교직경력이 남은 교직생활보다 더 길다. 생각해보면 교사가 나에게 딱 맞는 직업같다. 교사로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고 학생들과 함께 있고, 경험하고 서로 배우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 내가 만난 수많은 선생님들이야말로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도움을 준 고마운 분들이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된 것은 선생님들의 영향이 크다. 나의 선생님들에게 이 글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