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선생님의 선생님께
작성자 심*용 2024-05-05
방멸록 샘플
처음 발령 받은 곳이 안산이라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가뜩이나 합격 이후에 봤던 드라마가 블랙독이어서 학교생활이 많이 두려웠습니다. 이질적인 아이들, 이해관계로 얽힌 교직사회 등등. 막연한 두려움으로 긴장되는 나날이었거든요.
첫 오티때 3학년 담임이 되었고, 3학년부 소속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장님으로 손명락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첫만남의 선생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말주변이 없는 제게 선생님은 먼저 대화를 이끄시며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내가 만날 중학교 학생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선생님의 경험. 그 조언은 막연함이란 안개를 몰아내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 하는 일에 실수가 잦습니다. 선생님은 제 옆 자리에서 많은 질문들에 친절히 답하며 제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또한 제가 학생들과 어울리는 법, 학생에게 잘못을 일깨워주는 법도 가르쳐주며 저를 진짜 선생님으로 키워주셨습니다.
선생님과의 대화는 저를 선생님으로 키워주셨습니다. 선생님도 늘 배웁니다. 새로운 걸 마주 했을 때 더더욱 그럽니다. 훗날 제가 초심을 생각할 때 그자리에는 손명락 선생님이 계실 겁니다. 그리고 그 때 하나 하나 배우며 즐거워하던 저를 보며 저 또한 누군가의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