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사랑하고 사랑하는 나의 벗
작성자 김*정 2024-05-05
방멸록 샘플
네가 떠나고 세상은 야속하게 변함없이 돌아가 어느덧 5월 9일이면 네 생일을 알리는 봄의 향연이 다가온다. 문득 학교에서 아이들과 동료들에게 네 최선의 베품과 헌신을 다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너는 끔찍한 병마의 희생이 되지 않고 우리 곁에 머무르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이 스쳐.
나의 벗~ 네가 있는 그곳에서 편안히 네가 좋아하는 책에 파묻혀 잘 살고 있니? 'The Story of Art' 네가 그토록 읽고 싶어했던 원서와 조이스의 책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2월에 퇴원하면 전해주려 했던 새 책들이 네 손길에 닿지 못하고 드낫없는 비수의 칼날로 내 심장을 내려 꽃히는 비통함으로 아직도 목 놓아 통곡하고 싶네. 네 사랑하는 아들이 먼 훗날 너를 대신하여 네 심장과 아련한 눈빛으로 그 책들을 만날것이며 잔인하고 잔인한 11월 마지막 30일 너는 죽음의 고통에 몸부리치며 세속의 삶을 끝내려 했어. 네가 감수한 운몀의 농락에서 너는 마지막 의식과 Lethe의 강 망각의 세계 그 너머에서 무엇을 생각했나~ 내 영혼의 동반자였던 나의 사랑하는 친구여~ 차가운 병실에 홀로 사투를 벌였던 너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나를 용서하렴. 산소호흡기를 했다는 네가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 내게 지옥같은 고통을 전혀 내색하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 아직도 내 목을 메이게 하네.
아름다운 나의 벗, 대학 1학년때부터 좋은 스승, 멋진 동료, 부모의 역할로 지금까지 30년의 세월이 이렇게 갑자기 막을 내려야 한다는 현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아. 너의 지적 편력을 흉내내기 위해 무수한 밤을 뒤척이며 원서 통역을 공부했던 그 시간들과 새로운 인식의 눈뜸을 선사했던 나의 사모하는 지성의 불꽃!!! 못다 이룬 채 이 곳에 남긴 네 꺽여진 열정과 소망을 그 어딘 가의 세상에서 따듯한 축복으로 열매 맺길 바래. 네가 좋아하는 카레 라떼를 마실 때면 언제나 책을 읽는 네 모습이 생각나. 그의 기도대로 May perpetual light shine on you forever! 나를 용서해줘~ 미안해 그리고 영원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