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중학생시절을 소환시켜주시는 오영애 선
작성자 이*진 2024-05-07
중학교 추억을 소환시켜 주시는 오영애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건강히 잘 지내셨지요.
15살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을 처음 만났던 그 날이 떠오릅니다. 단발 파마 머리에 예쁜 눈을 가지신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셨을 때,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어요. 선생님의 동그란 안경 속에 예쁜 눈으로 웃고 계신 모습,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국어 수업을 해주셨을 때, 그 쏙쏙 들어오는 수업을 잊을 수가 없어요.
더욱이 제가 가장 놀라고 닮고 싶었던 점은 선생님께서 칠판에 쓰는 분필 잡은 손과 글씨체였습니다. 제 인생 글씨는 여기서 달라졌지요. 선생님 글씨체가 정말 예뻐서 하루하루 연습하고 따라쟁이가 되었지요. 지금의 제 예쁜 글씨체를 있게 만들어준 선생님의 필체는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합니다. 선생님은 늘 친절하고 상냥하게 저희들을 이끌어주셨고 가장 재미있는 국어 수업을 선물해주셨어요.
그리고 제가 가장 기대하는 시간이 또 하나 있었어요. 선생님께서 수업 끝나기 5분 전에 시리즈로 이야기 해주셨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소설이예요. 책을 읽는 것처럼 정말 세심한 스토리텔링과 함께 긴박한 목소리와 실감나는 표정 등 사춘기 소녀들의 마음을 완전히 빼앗는 시간이었어요. 한 명 한 명 눈을 맞춰 주시면서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지금도 두근두근 그 시절을 소환하게 해주시네요.
선생님의 모습은 제게 큰 영감을 주셨고 선생님이라는 꿈을 갖게 만들어 주셨어요. 전 선생님을 따라 교사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20여년의 교사 생활을 하면서 돌이켜보니, 선생님의 교단에서의 모습이 제게 큰 가르침이 되어 저도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늘 생각하게 됩니다. 선생님! 보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