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잘 키운 기간제쌤!!
작성자 이*희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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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고맙고 감사한 지민쌤, 혜원쌤..
20년차 교무실무원이 되고 보니, 인생의 대부분의 기억은 학교와 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입니다.
그중에서도 2020년 2학기에 보건기간제와 초등기간제로 만난 우리 세사람은 제인생에서 너무나도 특별한 인연이예요.
요상한 조합으로 만났던 그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학교 업무가 처음이라 낯설어 하던 쌤들을 도우며 여름의 끝자락부터 이듬해 초까지
우리들의 학교생활은 그야말로 우당탕탕 대환장 파티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왜냐구요?? 코로나가 시작 되었으니까요ㅠㅠ
와~ 지민쌤은 보건교사 일도 처음인데 코로나까지 겹쳐서 매일매일이 전쟁터였고,
혜원쌤은 초보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분노조절장애를 가진 학생을 담당하느라 잠시도 가만 앉아 있을 수가 없었지요.
그와중에 학교란 곳은 업무 업무 업무!!
그 시기를 함께 하다보니, 우리에겐 끈끈한 정을 넘어 전우애 같은 것이 생겼나 봅니다.
뭐가 그리도 애틋한지.. 지나가다 눈빛만 마주쳐도 눈물이 글썽글썽~
쌤들이 다 순수하고, 착해서라고 생각해요..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우치는 쌤들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늘 제가 잘 가르쳐줘서 배우는게 많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던 쌤님들..
덕분에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잘 키운 기간제, 열교사 안부럽다'를 시전하며 날마다 성장하는 쌤들을 보며
진짜 내가 키운 것처럼 뿌듯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지민쌤은 어느덧 당당하게 임용을 합격해서 중학교 보건교사가 되었고
혜원쌤은 어엿한 3년차 초등교사로 멋지게 활약하고 있다는 것이 저의 자부심이 되었습니다.

지난 스승의날엔 "정희쌤이 키운 지민, 혜원"이라는 리본이 달린 카네이션 인형을 들고 찾아와 감동을 주었지요.
그저 지나가는 인연이라 생각하고, 그 시간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두사람은 그 인연에 진심을 담아주어 제가 더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각자 흩어서 다른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의논하며 학교인으로 함께 성장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학교를 사랑하고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두 선생님을 보면서 저 또한 학교 구성원으로 최선을 다하는 삶에 대해
늘 고민하게 됩니다.
두 선생님이 좋은 스승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 볼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학교 안에서는 존재감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그림자같은 존재인 공무직 실무원임에도 존중해 주시고
제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단한 일인지 늘 격려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쌤님들 덕분에 학교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학교 구성원으로 자긍심을 가지고 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스승의 날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선생님 같은 분들이 축하받고 감사받는 근사한 날이 되길 진심으로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