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은사님께
작성자 정*유 2024-05-07
방멸록 샘플
선생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전하지 못해 아쉬운 스승의날이 또 오고 있습니다. 약 20년 전, 저는유난히 내성적이었던 시골 소녀라 선생님께 사랑한다 존경한다 말하지 못했었어요.
그냥 선생님의 말이 곧 법이라 생각하고 선생님께 칭찬 한 번 듣고 발표 한 번 하는 날엔 싱글벙글이었죠.

지금은 그때의 저와 같은 23명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 ‘사랑합니다.’를 전체 인사로 정해두었어요. 매일매일 조그만 손과 통통한 양볼이 찡긋 올라가며 사랑한다하는 아이들처럼 저도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어요.

다른 지역에 선생님 번호도 없고 기억나는건 선생님의 모습과 이름뿐입니다. 선생님이 되고 보니 몇십년이 지나도 기억을 더듬다보면 학생 얼굴이 기억날 것 같은데 선생님도 그러실까요.^^

저의 우상이셨고 교사의 꿈을 꾸게 해주신 선생님께서 어디에 계시든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이 마음 담아 편지 이만 줄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