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스승 같은 나의 동료 선생님께
작성자 권*연 2024-05-08
민혜쌤, 안녕하세요~ 교사가 된 지 저도 15년이 넘었는데 그 시간동안 만난 인연들 중 가장 소중한 인연은 선생님인 것 같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여전히 철없는 저에게 선생님의 따뜻한 조언은 늘 힘이 됩니다.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거꾸로 수업을 하신다고 하셔서 참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우와.. 정말 저걸 하는 사람이 있구나. 그땐 코로나 시절도 아니었는데 미리 수업영상을 찍는 선생님의 노력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늘 보다 나은 수업을 위해 연구를 하시는 선생님이 신기하기도, 대단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그에 자극 받아 보다 나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노력을 칭찬해주셔서 동료교사지만 사실 선생님은 제게 스승 같은 분이시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칭찬을 받아 더욱 성장하는 교사가 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항상 사랑과 바름을 바탕에 깔고 계셔서 놀라웠어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시고, 아이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면 진심으로 안타까워 하셨어요. 마치 자기 자식처럼 말이예요. 교사가 된 지 10년이 지나며 저는 그 마음이 조금씩 옅어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선생님 덕분에 다시 그 마음을 일깨워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속상하거나 학부모 때문에 속상하거나 관리자 때문에 마음이 상한 날 저는 어김없이 선생님께 전화를 합니다.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들으면 전 항상 감사하고 힘이 나요. 제 전화가 참 귀찮을 법도 한데 언제나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주시는 선생님께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작년에 선생님의 자녀를 수업하게 됐습니다. 같은 역사 과목을 가르치는 저는 사실 좀 부담스러웠거든요. 제가 선생님만큼 수업을 하지 못해서 아이가 만족하지 못할까봐요. 그런데 어제 말씀하셨죠. 제가 수업을 가장 잘하셨다고, 그래서 그립다고 아이가 말했다고요.. 수업을 잘한다는 말만큼 저를 신나고 행복하게 하는 말은 없거든요. 그래서 스승의 날을 앞두고 마음이 한번더 행복해졌습니다.
사실 선생님이 저보다 고작 3살 정도 많을 뿐인데 어찌나 지혜로우신지, 제가 참 부족하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우리 이제 서로 다른 학교지만, 꾸준히 연락하고 힘이 되는 사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선생님, 수줍지만 사랑하고, 항상 고맙습니다.
저에게 선생님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인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