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이영진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작성자 이*진 2024-05-08
방멸록 샘플
선생님..! 안녕하세요. 의정부광동고 보건교사 지혜예요~

오랜만에 이렇게 글로 연락드립니다. 작년에 퇴직하시고 자주 뵙지도 못하고, 연락도 못 드려서 항상 죄송합니다.
가끔 퇴근하고 지쳐서 뚜벅뚜벅 걸어가면 '야~ 타~" 하시고 술 한잔 사주시곤 하셨죠.. ^^
저한테 항상 남자같이 편하다며 칭찬(?)해 주시고 제가 코로나 업무로 힘들 때도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시던 선생님이 문득 떠오릅니다.

선배 교사 누구보다 제 마음속에 존경하는 유일한 선배 교사는 선생님이십니다. 후배에게 쉽게 도움받으려 하지 않으시고, 퇴직하시는 순간까지 교육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의 선배 교사가 될 텐데 꼭 선생님의 마음가짐을 닮으리라 다짐하곤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사주신 술의 양만큼 그 술자리에서 배워가는 것도 매우 컸습니다. 술자리에서나 나올 수 있는 수십 년 간의 노하우를 듣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선생님의 옛 교직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고생하셨지만, 또 그때의 낭만이 있는 것 같아 부럽기도 했습니다. 저도 먼 훗날 후배 교사가 저에게 이런 감정을 느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까마득한 퇴직이지만 퇴직하는 날 그 누구에게 부끄럽지 않은 교직 생활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지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끼리 조촐한 퇴임식 했던 사진 보면서 그때는 퇴직 하고도 자주 뵐 거라고 했는데 막상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연락도 못 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이제 진짜 자주 연락드릴께요!
연락드리면 술 한잔 같이해주실 거죠~?? ㅎㅎ

제가 학교에 교사로 온 후의 스승은 선생님이십니다. 스승의 날 축하드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