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포천에서 만난 포춘(Fortune)
작성자 박*찬 2024-05-08
방멸록 샘플
TO. 포담 초등학교 박재규 선생님!

선생님 안녕하세요. 박홍찬입니다.
2009년 겨울 졸업을 하고, 매년 연락을 드리며 지낸 시간이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스승의 날에 전화 한통만 드렸었는데,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니, 참 낯설고 어색합니다.
저희의 첫 만남도 이렇게 낯설고 어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전학을 와서 유난히 까불었던 저는 선생님께 처음으로 야단을 맞았었죠! 그때 어찌나 남자 선생님이 무섭고 커보였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6학년에 올라가서 제발 담임 선생님이 여자이기만을 바랬던 제 간절한 기도는 저를 비웃듯 빗나갔고, 선생님과 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처음 걱정과 달리 선생님은 참으로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수 많은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축구 대회 출전, 육상대회 출전, 학교에서의 캠프파이어, 공주 수학여행, 텃밭 가꾸기, 자원봉사 활동, 티볼, 게이트볼 등 정말 1년 안에 있었던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해의 추억은 저를 지금도 미소짓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 중 저는 육상 대회 훈련에 참여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이동에서 포천 종합 운동장까지 매일같이 데려다 주시고, 기다려주시고, 태워주시고를 반복하셨습니다.
지금 제가 교사가 되어보니, 선생님은 정말 학생 한명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던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 무렵부터였을까요? 제가 교사의 꿈을 꾸게 된 것이..
선생님처럼 개인의 이익이 아닌, 학생의 행복을 위해서 희생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다짐 하나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임용 시험에서의 낙방 소식만 전해드렸던 것 같아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선생님은 제게 그럴 수 있다고 괜찮다고 다독여주셨고 저는 그때마다 초등학교 때 순수했던 저로 돌아가 선생님께 한없이 의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믿음에 보답하여 저는 지금 안성에서 멋진 사회 교사로 교직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5월 4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이동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큰 잔치에 참여자가 아닌, 자원봉사자로 선생님과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의 뜻을 이어 받아, 학생을 먼저 생각하고,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제자이자 스승이 되겠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늘 감사드리며,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성중 교사 박홍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