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포담 초등학교 박재규 선생님!
선생님 안녕하세요. 박홍찬입니다.
2009년 겨울 졸업을 하고, 매년 연락을 드리며 지낸 시간이 벌써 15년이 되었습니다. 매번 바쁘다는 핑계로 스승의 날에 전화 한통만 드렸었는데,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니, 참 낯설고 어색합니다.
저희의 첫 만남도 이렇게 낯설고 어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전학을 와서 유난히 까불었던 저는 선생님께 처음으로 야단을 맞았었죠! 그때 어찌나 남자 선생님이 무섭고 커보였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합니다.
6학년에 올라가서 제발 담임 선생님이 여자이기만을 바랬던 제 간절한 기도는 저를 비웃듯 빗나갔고, 선생님과 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된 것 같습니다.
처음 걱정과 달리 선생님은 참으로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수 많은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축구 대회 출전, 육상대회 출전, 학교에서의 캠프파이어, 공주 수학여행, 텃밭 가꾸기, 자원봉사 활동, 티볼, 게이트볼 등 정말 1년 안에 있었던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해의 추억은 저를 지금도 미소짓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 중 저는 육상 대회 훈련에 참여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이동에서 포천 종합 운동장까지 매일같이 데려다 주시고, 기다려주시고, 태워주시고를 반복하셨습니다.
지금 제가 교사가 되어보니, 선생님은 정말 학생 한명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던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 무렵부터였을까요? 제가 교사의 꿈을 꾸게 된 것이..
선생님처럼 개인의 이익이 아닌, 학생의 행복을 위해서 희생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다짐 하나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매번 임용 시험에서의 낙방 소식만 전해드렸던 것 같아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선생님은 제게 그럴 수 있다고 괜찮다고 다독여주셨고 저는 그때마다 초등학교 때 순수했던 저로 돌아가 선생님께 한없이 의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믿음에 보답하여 저는 지금 안성에서 멋진 사회 교사로 교직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5월 4일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이동에서 열리는 어린이날 큰 잔치에 참여자가 아닌, 자원봉사자로 선생님과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했습니다.
선생님의 뜻을 이어 받아, 학생을 먼저 생각하고, 학생과 함께 성장하는 제자이자 스승이 되겠습니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늘 감사드리며,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성중 교사 박홍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