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함께한 모든 날들이 좋았다.
작성자 최*진 2024-05-11
2022년 시골 6학급짜리 학교에서 도내 가장 큰 학교로 전입오자마자 연구부장을 맡아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만 100분 가까이 되는 곳에서 전입오자마자 아는 사람도 없는데 연구부장 업무라니 솔직히 막막하고 두려운 마음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옆자리에서 든든하게 계셨던 교무부장님 덕에 모르는 학교사정도 파악하고, 꼬여버린 업무도 수월하게 풀어가면서 한 해를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장님이 만기로 학교를 떠나시게 되면서, 다음 해 교무부장은 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어버린 선배의 자리를 확실히 느꼈습니다. 학교로 오는 민원 전화, 선생님들 쪽지와 질문들을 다 받아가시면서 전입와서 학교 사정도 모르는 연구에게 이것 저것 알려주시면서 참 어떻게 사셨나 싶더라구요.
모든 해의 업무가 그렇듯 지나고 나서보면 큰 일 없이 무탈하게 잘 지내왔다라고 생각되지만 당시엔 매일 같이 기록엔 남지 않는 조율을 했던 선배가 있었기에 무탈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진은 22년을 마무리하던 학교 행사에서 이벤트 준비한다고 바쁜 저에게 주셨던 산타모자 쓰고 같이 찍은 셀카입니다. 혼자 열심히 퀴즈 준비해서 이벤트 진행한다고 하니 당일 행사 직전에 말도 없이 산타모자 준비해오셔서 저에게 씌워주시고 "내가 상품 나눠 주께." 하시면서 또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셨죠. 좋은 선배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배풀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