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선생님 저 열심히 살았다고 칭찬해주세
작성자 임*자 2024-05-13
방멸록 샘플
감사하고 고마운 이강규 선생님 저 열심히 살았다고 칭찬해 주세요.
다른 친구들은 다 알아서 가겠지만 너만은 꼭 교사가 되어야 하니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한다며 취업하겠다는 저를 꾸짖어 주시던 선생님
저 선생님 바람대로 교사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기대하셨던 따뜻한 교사가 되고 싶어 노력하였고 이제 퇴직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즐거운 일과 힘든 일을 겪으면서도 늘 선생님을 생각하였습니다.
대학에 간 친구들은 연락받지 않겠다는 그 말씀을 왜 그리 잘 지켰을까요? 교사가 되고도 한참 지난 후에 연락드리면서 이제 대학생이 아니니 연락드린다는 말에
“서로 멀리서 마음으로 응원하면 된다고 그것만 지키면 된다고” 하시며 모든 만남을 거부 하셨지요.
그 시간이 10년이 지나고 다시 10년 그리고 또 10년이 넘어가서 저도 어느덧 40년 가까이 마음속으로만 그려보고 있습니다.
우리 때는 절대적인 가난 때문에 얼마나 힘드셨어요. 취업하겠다는 친구들에게는 위로와 격려를 해주시고 잠시 이탈하여 학교를 뛰쳐나가 거리를 헤매는 친구를 찾아 천안 시내를 자전거를 타시고 돌아다니시며 찾아오셨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머리를 커트했다고 퇴학시키겠다는 학교 규범에 맞서 학교 규범 위에 학생이 있음을 강조하시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친구 지금 멋진 할머니로 봉사하며 잘살고 있습니다.
가끔 학교 환경이 어려울 땐 그 옛날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 추구하셨던 평교사의 길을 처음부터 저에게는 목표였습니다. 다만 교대 입학하기까지 너무 많은 갈등을 겪었으니, 교사로 임용이 된 다음에는 정년까지 흔들리면 없이 가겠다는 욕심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정년까지 가겠다는 것이 저의 욕심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너무 많은 변수가 있어서 늘 초심만을 생각하며 우직하게 살아갑니다.
선생님, 그 옛날은 학생들은 절대적인 가난 때문에 힘들었다면 오늘날은 상대적인 비교 때문에 힘들어하고 억울해하는 상황이 많아 오늘처럼 복잡한 마음이 더욱 드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선생님이시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하는 생각에 더욱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제가 늘 머물 수 있는 교실이 있다는 것은 그것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일 것을 생각하며 꽃을 가꿔봅니다. 어린이들에게도 “예쁜 말하기, 힘든 것 말하기”등을 하며 싸우고 다투는 마음을 다스리게 합니다. 저는 꽃을 보며 지난 온 시간에 감사하고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하며 그 옛날 선생님이 꼭 교사가 되라고 응원해 주셨던 그 젊은 날로 잠시나마 돌아가 다시 결심하게됩니다. “지금이 마지막 날 날이라고 최선을 다하자”
선생님, 누군가에게 큰 힘을 주시며 살아오셨기에 늘 건강하시고 편안하시기를 어디에 계시든지 그리워합니다. 욕심이 있다면 저도 그 그림자라도 따라가며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그리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저도 어린아이처럼 선생님에게 “열심히 살았구나”하는 칭찬을 받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