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첫 걸음을 뗀 새내기 선생님, 딸에게
작성자 임*희 2024-05-14
방멸록 샘플
참 예쁜 오월이구나.
지난 3월2일, 첫 출근한 날 저녁, 희망 가득 떨림으로 전화 해 직업으로 선택한 교직이 왠지 좋다는 그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단다.
줄곧 다른 꿈을 꾸며 초등 6년, 중고등 6년, 대학을 다니던 네가 갑자기 그 꿈을 접고 교사로 먼저 시작해 보겠다는 말에 현직 교사이면서도 쉬운 길이 아니어서 내심 반갑지 않고 걱정이 먼저인 엄마에게 위로를 안겨주며 임용고시를 묵묵히 준비하고 어렵게 어렵게 또, 운이 좋아 중등 영어 교사의 첫 걸음을 시작하였지?
서울에서 혼자서 공부하고 외롭게 모든 걸 혼자서 준비하여 선생님이란 호칭을 받은 우리 딸, 후배 선생님!
한시간 더 걸리는 퇴근길에 아이들이야기, 수업이야기,. 업무이야기, 선배 선생님들 이야기, 동년배 선생님들의 이야기 속에 묻어 나오는 교직에 대한 사랑을 절절히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고 또 감사했단다. 반 아이들 한명 한명 신나게 또렷이 자랑하던 말 때문에 본적도 없는 너의 1학년 7반 아이들이 눈에 선하게 그려진단다. 힘든 업무도 해야 할 일이고 필요한 일이니까 열심히 해 보려한다는 말에 30년 이상의 대선배인 엄마를 부끄럽게 하여 그 다음날, 출근하여 힘겹게 하던 학년초 잡다한 많은 업무를 감사하게 처리했던 3월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 오르네. 퇴근하여 혼자서 저녁 해 먹고, 다음 주 영어 주업 준비를 하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지겹지않게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내내 고민을 토로하던 너에게서 왠지 교사라서 참 좋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더구나. 온통 머리속에 가득한 너의 교직 생활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다시 새내기 교사가 되어 가슴 설레임을 함께 느낄 수 있어서 참 감사해. 쉽지 않은 학교 생활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즐겁게 대하는 너에게서 이젠 대선배 교사로 부끄럽지 않게 지혜롭게 잘 해야 겠구나란 마음을 꼭꼭 다져보게 된다. 처음 맞는 스승의 날, 교사인 너를 응원하고 또 응원한단다.
오늘 하루도 교실문을 열며 환한 웃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너를 상상해 본다.
우리 아이들에 대한 믿음을 가슴에 품고, 탓하기 전에 아이들 마음을 먼저 이해하고 들여다 볼 수 있는 선생님, 아이들의 꿈을 지지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선생님, 힘든 일을 지혜롭게 풀어 낼 줄 아는 선생님, 동료 선생님들의 힘겨움도 함께 할 수 있는 선생님이 될거라고 응원한다다.
선생님이여서 행복한 삶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너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웃을 수 있고 행복하기를 , 아이들로 인해 네가 많이 웃고 행복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2024학년도 첫 스승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해, 반아이의 꽃다발 속에 너에 대한 사랑이 가득함이 보였고, 감격하는 너의 목소리에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깊음을 느꼈단다. "힘들긴한데 그래도 그냥 좋아"란 퇴근길 너의 말을 내내 들을 수 있기를 응원해, 우리 딸, 대한민국 동료 선생님이 되어 줘서 이제서야 고맙다란 말을 전하는 구나.
너의 웃음처럼, 너희 반 아이들 웃음처럼, 연두빛 고운 오월, 참 이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