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나의 중국어 선생님
작성자 임*옥 2024-05-14
온 가족을 이끌고 새로운 꿈과 길을 찾아 선택한 해외한국학교 교사 생활은 중국 대련에 인연을 닿게 했습니다. 설렘과 두려움, 공존하기 어려운 두 감정을 지닌 채 발을 디뎠던 중국 대련은 우선 추운 날씨로 저를 얼어 붙게 했습니다. 그저 귀에 스쳐 지날 뿐인 이국의 언어로 힘들어하면서 낯선 생활 풍습에 적응하려 애쓸 때, 손을 내밀어 학교 생활과 가정 생활의 정착을 도와주셨던 권옥화 선생님.
학생들에게 늘 친근하고 격의 없이 대하시고 교내 중국어 관련 행사를 풍성하게 만들어 추진하시던 모습, 재중한국학교와 로컬학교와 교류를 위해 고군분투하시던 모습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습니다. 또한 매년 한국에서 새로 부임하는 선생님들의 중국 생활 안착을 돕기 위해 애쓰시던 모습을 뵈면서, 선생님의 넉넉한 인품에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권옥화 선생님은 학교의 중국어 선생님이시면서, 또한 저에게 귀한 아침 시간을 할애해 중국어를 가르쳐 주신 나의 중국어 선생님이시기도 했습니다. 어줍잖은 저의 중국어 실력은 모두 권옥화 선생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고, 선명했던 중국에서의 생활도 이제는 흐릿해지지만 권옥화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함은 그때 그 빛깔로 남아있습니다.
헤어질 때 하는 중국어 인사 "짜이찌엔(再見)"의 의미처럼, 권옥화 선생님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