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아, 니가 꿈꾸던 나이에 명에퇴직을 했구나. 30년 가까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많은 것들을 절제하고 인내하며 사느라 고생 많았다.
계획보다는 직관에 따른 삶이 본성에 맞는 너. 책임감의 무게 때문에 해야하는 것 이상을 해내야 안심되는 너. 짜여진 스케줄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마음 가는대로 하루를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너.
이제는 교사라는 역할이나 동료성, 과업 성취에 얽매이지 말고, 네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게 무엇이든 즐겁게 찾아 누리는 삶을 살길 바라. 그럴려고 성실하게 준비해왔잖아. 열심히 저축했잖아.
아침에 카페에서 간단한 브런치 먹으며 읽고싶은 책 읽고, 산책하고 싶은 산과 바다를 고민하지 않고 가길. 환기 잘 되는 작은 작업실 하나 구해서 자작나무나 고양이 꾸준히 그리며, 마음 넉넉해질 준비 됐지?
네가 좋아하는 일들로, 소소한 행복을 담아내는 하루. 편안한 미소로 그 하루를 물들일 너. 내가 아낀 시간을 더 큰 미래로 보답해준 더케이 저축 덕분에, 멋지고 에쁜 할머니가 돼있을 너를, 얼른 만나고 싶다.
잘 지내다 반갑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