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방황의 끝에서
작성자 김*이 2024-09-03
안녕 송이야,
그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왔건만 너에게 쓰는 편지는 처음이네

지금 많이 방황하고 있지?
매일 아침 출근길에 약대 편입 꿀팁, 한의대 수시 경쟁률, 교대 자퇴율 5배 급증 등의 영상을 보면서
과연 내가 이 직업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다가도
어느덧 1학년 2반 컴퓨터 앞에 앉아 쌓여있는 메신저를 확인하고 묵묵히 캘린더를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그렇게 마무리하고 있는 요즘이네

과연 10년 후의 나는 어떤 마음과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아마 무언가의 새로운 시작보다는 내가 가진 장점을 살린 전문성 높은 교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어

오랜만에 다시 펜을 잡고 토익부터 시작할거야
1년 후엔 토익 900점 이상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2년 후엔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한 후,
3년 후엔 10년차가 된 교직에서의 보직교사로서 살아가고,
5년 후엔 2년동안 한국교원대학교 파견 준비를 해서
7년 후엔 4학기의 석사 과정을 마치고 조금 더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될거야.
그리고 8년 후엔 아이들 앞에 서는 교사로서의 모습으로 복귀하고,
9년 후부터는 해외학교 파견 준비 후,
10년 후엔 사랑하는 내 아이와 함께 영국이나 아일랜드에서 영어 혹은 국어를 가르치며 살아갈테야.

우수한 성적으로 교대만 가면, 박살난 티오에 임용고시만 한 번에 붙으면 모든게 다 탄탄대로라 생각했었기에 지금의 교직사회 속에서 한없이 무기력해지겠지만,
내 인생의 2막이라 생각하고 앞으로의 10년을 다시금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