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퇴직한지 꽤 지났네, 은미야.
40년 가까운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며 손 흔들며 교문을 나선지 벌써 5년,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직장 다닐 땐 각종 수당과 보너스로 생활의 즐거움을 더했지만 이젠 일년에 한번 받는 장기저축급여가 보너스가 되었어. 매달 받지않고 일년에 한번 9월에 받기로했을 때 바로 이런 기분을 맛보려고 한 거였거든. 잘했지? 올해의 보너스로는 무엇을 할건데? 누구를 기쁘게 해줄건데? 이번엔 아들한테 구월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봐야겠다. 돌아가면서 식구들에게 나 아직 살아있어 돈방망이 휘둘러볼까나? 5년 후도 10년 후도 죽을 때까지 넌 매년 두번의 크리스마스가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니? 늙으면 입은 다물고 지갑만 열라고 한 명언을 실천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
큰 돈도 필요없어 내가 쓰는 돈만 곧 내 돈이니 이웃과 친구들에게도 나누며 살자꾸나. 은미야 먼훗날 잘 살았다고, 그 밑바닥엔 장기저축급여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려면 원금 잘 지키렴 ㅎㅎ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