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우울증을 조금이라도 걷어내주신 분들께
작성자 노*영 2024-05-01
방멸록 샘플
사실 제 곁에 감사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작년 1학기에 심리상담을 다니고, 학기 말쯤에는 아침에 교실문을 열자마자 아이들이 소리지르는 것을 듣고 호흡곤란이 와서 아침에 병원에 다녀왔었습니다. 정신적뿐만이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많이 피폐해졌습니다. 최근 검진 결과에서도 저의 몸상태가 반영되어 병원측에서 정밀검진을 권유하였습니다. 첫 날부터 본인이 분노장애학생이라고 외치며 시험지를 찢고 소리를 지르고 한시도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소리를 내는 그런 학생과 그 학생보다 더 한 학생들과의 생활을 견디고, 또 견뎌왔습니다.
 매일매일 똑같은 문제로 싸움이 일어나고 저는 몇번이고 진심을 다해 학생들을 교육하였지만 결국 또 1시간도, 아니 5분도 채 안되어, 하루를 채 못넘기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었습니다.
 저희 반을 들어오시는 모든 강사분들, 전담선생님들께서도 저에게 괜찮으시냐, 도대체 어떻게 지내시는거냐, 많이 힘들겠다고 하시며 본인이 이 반을 맡았다면 정신병에 걸렸을 것 같다고 하셨고, 특히나 저희반 학생들이 자제가 안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잠깐 들어오시는 외부강사님들도 너무 힘들어하셨고 1년 내내 들어온 영어선생님, 체육선생님, 한 학기를 하셨던 과학 선생님, 음악을 담당하시는 교무부장님까지 모두 저에게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동학년 선생님, 간간히 들어오시는 외부강사님들, 전담선생님 모두가 힘들어하실 정도로 학생들 관리가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제가 1년 내내 온갖 생활지도방법을 찾아보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바뀌는 것이 전혀 없고 제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는 무기력감을 느끼고 많이 지쳤습니다.. 정말 많이 참아왔고 견뎌왔고 마지막 남은 힘까지 쥐어짜내며 버텼습니다.
그렇게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그래도 주변에 저의 힘든 점을 들어주시고 위로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우울증의 여운이 계속 되고 있어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만큼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참 감사한 주변사람들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