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학창시절, 은사님 보고싶습니다.
작성자 박*주 2024-05-01
방멸록 샘플
OO 선생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고 계시죠?
학창 시절 조용했던 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어요.
전 아직도 단발머리에 안경 쓰시고, 말쑥한 차림으로 미소 지으며 수학을 가르치셨던 그 모습을 기억한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20여년 지나고 벌써 불혹의 나이가 넘었네요.
아마도 선생님은 지금쯤 정년 퇴직하셨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어느 대학, 어느 과를 갈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선생님께서 진학 상담을 하실 때 저보고 ‘문헌정보학과에 가볼래?’ 하고 말씀하셨지요. 그 당시 내 적성이 무엇인지, 어디를 가고 싶은지 생각을 안하고 있다가 막상 대학, 과를 선택하려니 막막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평소의 제 모습을 보시고 제 진로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렇게 해서 저는 당시 처음 들어보는 문헌정보학과에 원서를 내게 되었고, 지금 까지 공공도서관 사서로 근무한 지 20년이 다 되어갑니다.
돌이켜보면 고등학교 3년 동안 아무 탈 없이, 면학 분위기 속에서 자기주도적 학습 역량을 키워주셨던 분, 자율학습 시간 충실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포용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움 주셨던 선생님, 그 땐 쑥스러움을 많이 타서 그런지 감사하다는 표현을 잘 못 했던 것 같아요.

제 인생에서 특별한 은사님, 고맙습니다.
꼭 한번 뵙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