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훌륭한 교직관을 물려주신 담임선생님께
작성자 이*민 2024-05-02
선생님! 안녕하신가요? 질풍노도의 중학교 2학년을 보내던 제가 선생님을 따라 교직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생각하면 추억들이 많이 생각나는데요. 특히 첫 중간고사 때가 아직도 생각납니다. 가정시험이었는데, 주관식 문제 중 '2차 성징'을 묻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답을 2차성징으로 잘 적어놓았는데 검토를 하는 도중 갑자기 성징인지 성장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종이 치기 직전까지 고민을 하다가 종이칠 때 획을 그어 '성장'으로 답을 변경하였습니다. 근데 그때 시험감독관으로 계시던 선생님께서 종이 치고 답안을 적었다며 부정행위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결국 저는 교무실에 불려가 감독선생님, 담임선생님 삼자대면을 했었죠. 종이치는 도중 답을 고쳤기 때문에 감독관 판단에 따라 부정행위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시험이 0점 처리 되기 때문에 너무 조마조마 했습니다. 그래서 담임선생님께서 종이 치는 걸 들었을 때 답을 고쳤냐고 물어 보실 때 저는 그렇지 않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제 말을 들어보시곤 감독관 선생님께 이 학생은 거짓말을 할 친구가 아니라며 본인이 보장한다고 감독선생님을 설득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없던 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의 일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교무실을 나오면서 무조건적인 믿음을 보여주신 선생님에 반해 거짓말을 했던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선생님은 제가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셨을 것 입니다. 하지만 보여주신 믿음에 제가 스스로 뉘우치고, 앞으로 정직하게 살 수 있도록 다짐하게 해주었습니다.이때의 사건으로 제가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선생님을 닮고 싶어 교직의 길도 선택하게 되었죠. 교직 생활을 하며 저 또한 선생님이 주셨던 믿음을 아이들에게 주려고 부단히 노력합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면 더 멋진 모습으로 어느새 성장하더라고요. 이런 교직관 덕에 여러모로 힘든 교직 생활도 긍정적으로 잘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