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강릉의 안만성 선생님께
작성자 우*애 2024-05-02
방멸록 샘플
얼마전 고등학교 졸업 34년만에 처음으로 동창회가 열려 멀리서 사진으로나마 선생님의 모습을 뵐 수 있어 좋았습니다.
참석해서 감사함을 전했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유난히 입술이 매력적이셨던 담임선생님,
선생님이 살고 계시던 아파트 앞에서 출발하는 아침 등교 시내버스. 그 다음 정거장은 저희 동네라 선생님은 늘 책가방 받아주시겠다고 크고 동그란 눈으로 여기로 보내라고 하셨지만 수줍음 많던 저는 차마 그러지 못했지요. 그런데 살면서 그 풍경은 수업시간 교실에서 추억보다 더 진하게 저에게 각인되어 있어요. 또 하나의 추억은 우리반 급훈 담임선생님의 이름을 가미해서 ‘대기만성’ . 그리고 운동장 조회가 있을 때마다 교장 선생님이 강조하셨던 ‘역지사지’..
살아오면서 이 두개의 한자성어를 마음속에 잘 담으려고 했답니다.
‘지금 힘들어도 참자. 왜. 대기만성!
남이 뭐래도 참아보자. 역지사지의 맘으로!‘

항상 감사한 마음 담아서 살고 있습니다.

34주년 동창회에 나와주신 선생님의 말씀중 매년 남학교에 근무하시다 처음 여학교에 와서 어쩔 줄 몰라 하셨다는 말씀과 “우리반 아이들이 정말 좋은 학교에 대학진학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오늘 많이 안 보이네요. 대기만성이라 아직도 그러는지,,?

역시 유머러스한 멋쟁이 선생님
얼른 아이들 찾아서 찾아 뵐께요.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