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5월의 햇살같은 오은지 선생님께
작성자 박*영 2024-05-03
방멸록 샘플
안녕하세요, 은지쌤!
어느덧 우리가 만난지도 5년이 되어가는, 예년보다 무더운 2024년의 5월이 왔습니다.
새로운 학교에서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신규로 발령받아 이 학교에 온 이후로 매년 5월엔 선생님과 경치 좋은 카페를 놀러 다니며 일상의 고민들을 잊고는 했는데, 올해는 선생님이 안 계셔서 그런가 유독 쓸쓸한 기분입니다.

동교과는 아니지만 문화에 대한 관심과 언어 과목이라는 매개체로 친해진 저희. 처음엔 조금 차가워 보이는 인상에 다가가기가 힘들었지만, 가까워질수록 주변인을 잘 챙겨주시는 따뜻한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인생의 고민으로 힘들 때 전해주신 박노해 시인의 시집, 이것저것 즐거운 일들을 해보라며 알려주신 취미 목록들, 늦은 밤까지 이어지던 통화. 귀찮은 내색 없이 늘 다정하게 대해주시던 선생님께 사랑을 담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선생님과 걷던 산책로에 올해는 벚꽃이 늦게 피었어요. 학교의 아이들은 여전히 밝고 건강합니다. 그리고 저도 선생님이 주셨던 친절함을 마음에 간직한 채 잔잔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날이 좋을 때 더욱 생각나는 햇살 같은 은지쌤!
부디 선생님의 앞에 놓인 하루하루가 선생님의 마음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여정이 되기를.
힘든 일 없이 건강하고 행복만 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선생님의 영원한 친구, 보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