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피는 물보다 진하다.
작성자 김*화 2024-05-03
방멸록 샘플
안녕하세요. 조카입니다.
올해도 어느덧 4분의 1이 지나갔어요. 엊그제 벚꽃이 만개 봄이네 했더니 금새 한낮온도가 훅하니 올라가 여름이 빨리 오나했는데 다행 비가 두어번 내리더니 평년 기온으로 여름이 급히 다가오지 않고 살짝 주춤하네요.
나뭇잎 색깔이 짙어지는 거 보니 곧 여름이 시작은 될 거 같아요.
이모 여섯 중 큰이모와 둘째 이모는 이미 강 건너 가셨고. 저희 엄마가 연세로는 제일 많으신데 허리 금 간 이후 바깥 출입을 못하고 집안에만 계신지 벌써 햇수로 삼년.
다행 이모 세 분은 근처에서 살며 달마다 하루는 모여 밥 먹고 이야기꽂 피우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곁에 이모님들이 업멌다면 엄마는 창살없는 감옥살이 하고 계셨을 텐데 ᆢ
엄마만 시내 살며 아파트 생활로 마실 다닐 때는 친구들이랑 지인들이랑 아지트에 만나 수다떨고 집에 들어 오셔서 아파트에는 아는 이도 없고 자식들이 시간 내 들르지 않으면 하루종일 티비리모콘만 누르고 계셨을 텐데 ᆢ
더구나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싸울 일도 없고 의 상할 일도 없고 다들 2~3살 터울로 강 건너기 전들이니 움직일 수 있을 때 자주 얼굴보자며 같이하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네요.
다들 지금처럼만 건강 유지하고 달마다 만나길 바래요.
제가 지쳐 있으면 걱정 먼저해주시고 지식 동원해 혹시 모르니 병원 가 검사하라고 성화대시며 통화도 한번씩 주시면서 제 목소리 상황 살피시는 이모님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작년에 단체복 점퍼 사드렸더니 올해 붕어섬 놀러가자고 하셨는데 엄마가 작년보다 더 못 걷고 지팡이에 의지해도 이십 보를 못 걸으니 걱정이 날로 커집니다. 그래도 동생들 모이는 날은 손꼽아 기다리고 약속날 빠지지 않으니 이것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요. 엄마가 이모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날이 아무쪼록 길어졌으면 합니다. 치매없이 강 건너시는 날까지 즐거운 추억 쌓으며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하고 많이 즐거워 하시길 바래거든요. 그러니 이모님들도 건강하세요. 꼭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