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실패로 마음이 지옥일 때
좌절은 또 다른 성장, '태도가 상황을 이긴다!'
최근 주식과 코인 폭락으로 투자 실패에 고통스러워하는 중년 가장이 적지 않다. 성공적 투자로 부자가 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투자로 돈을 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을 복사할 수 있는 신문물을 만난 듯 주식 거래 창의 매수와 매도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지만,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원금에 망연자실하는 이들을 최근 들어 특히 많이 만나게 된다. 투자 실패는 단순히 돈을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손실의 늪에 빠져 정신이 혼미해지면 그때부터 진짜 손실이 시작된다. 사람들은 돈을 잃으면 그로 인한 마음의 상처로 자기 통제력을 잃고, 가족을 잃고, 사회·직업적 기능을 잃으며,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이처럼 투자 실패로 마음이 지옥일 때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본다.
글 강일수 두디스 코칭 대표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한 사람의 마음
1928년 미국, 고급 호텔에 중년 남성이 들어서자 프런트에서는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주무실 건가요, 뛰어내리실 건가요?”
당시 대공황으로 몰락한 많은 금융인이 고층 빌딩이나 호텔에서 투신하는 사건이 빈번했기에 이런 웃지 못할 이야기가 회자되었다. 인간은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하다. 같은 크기의 이익과 손실에 대해 사람은 이익에 따른 행복보다
손실에 따른 고통을 더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를 ‘손실 회피 성향’이라 부른다. 자신의 작은 손실을 너무 고통스럽게 느껴 그곳에서 탈출하는 것을 포기하고 투자 손실로 인한 현재의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일확천금을 향해 더 큰 수렁 속으로 빨려 들어가기도 한다. 또 긴 인생사에서 이성적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를 재난 수준으로 전락시켜 돌이킬 수 없게 만드는 사례를 목격하기도 한다.
문제는 실패가 아니라 실패의 감정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실패를 경험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 ‘나는 왜 그 일을 해내지 못한 걸까?’ 하며 자책하기도 한다. 이때 느끼는 절망과 좌절은 너무 무겁다.
하지만 문제는 실패가 아니라 실패의 감정이다. 비극적인 감정에 푹 빠져 자신을 더욱 비극적인 사람으로 만드는 그것이 문제다. 변화심리학 권위자 앤서니 라빈스는 “세상에 실패란 없다! 사람은 저마다 문제를 안고 살며 실망하거나 좌절하기도 하는 법이지만,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느냐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모든 인간은 실패, 그것도 처절한 실패 경험을 통해 차츰 성장해 가는 존재라는 걸 알아야 한다.
실패에서 얻는 교훈은 성공의 발판
실패를 경험했을 때는 ‘실패는 없다. 피드백만 있을 뿐이다’ 라는 자세로 그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실패를 처리하는 능력’이다. 어떤 실수를 했는지, 어떻게 해야 했는지, 그 경험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돌아보며 자기 성찰을 통해 과거의 사건이나 상황을 검토함으로써 더 뛰어난 이해력과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성찰을 통해 교훈을 얻으면 계속 반복해야 하는 것과 달라져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모든 일에 실패했을 때, 그리고 조심스레 쌓아 올린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을 때 당신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승리다”라고 했다. 당신은 ‘아무 일 없던 사람보다 강하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멈출 수 있는 용기가 시련을 극복하는 열쇠
길을 잃거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절대 당황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올바른 태도와 감사하는 마음만 있다면 낯선 상황에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다.
먼저 고통스러운 감정이 너무 클 때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잃은 것을 만회하기 위해 불안정한 감정으로 급하게 무리한 투자를 감행했다가는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적어도 추가적 손실은 막을 수 있다. 분노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가족과 지인들에게 폭력적 언행을 표출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마음의 충동과 정반대로 행동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가족과의 감정적 충돌을 막을 수 있다. 현재의 문제점을 속이거나 거짓으로 전하는 대신 솔직하게 밝혀야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과거를 떠나보내고, 새로움을 포용하고, 상실에 익숙해져야 한다. 시련을 통해 성장하는 방법을 찾는다면 인생은 결국 승리로 이어질 것이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비극을 극복하고, 고통을 자기 존재에 융합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난이 다가올 때 ‘왜 하필 나야?’가 아니라 ‘나라고 예외일 순 없겠지!’라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인생을 음미하는 기술을 배운다면 현재는 그 자체로 커다란 기쁨이 될 수 있다. 회복력도 선천적 자질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배워나가는 기술이다. 우리는 매일 아침 자기 자신을 위해 좋은 하루를 만들 수 있다.
‘나’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미래를 위한 엄격한 준비
2조 억만장자 찰스 멍거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투자 원칙 체크리스트를 설명했는데, 그중 맨 처음으로 꼽는 것이 ‘지적 겸손’이다. 자기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제대로 정의된 능력 범위 안에 머무르며 반대되는 증거를 찾아내고 받아들이라고 한다. 특히 거짓 정밀성, 거짓 확실성을 위한 갈망에 저항하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속기 쉬운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라고 한다.
자기 확신의 덫에 걸린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근거를 발견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므로 문제가 더욱 불거지게 된다. 자신이 추측하고 확신하는 생각이 맞는지 의문을 던지는 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변화와 더불어 살며 제거할 수 없는 복잡성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진정한 본성을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현실을 인정하고, 특히 싫은 현실일 때 더욱 그래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반복된다면 녹아내릴 것 같던 몸과 마음에도 희망이 싹트고 어떤 어려움도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한 힘을 갖게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