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월이 흘러 오래전의 일이 되었네요. 이유없이 행정실 직원과의 말다툼으로 기분이 상해 있던 날이었습니다.
말다툼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억지에 당한 일이라 몹시 속이 상했거든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 도서관 사서 선생님이 내자리로 와서 살그머니 손을 잡아 끌었습니다.
말없이 도서관으로 따라가게 되었네요. 도서관 선생님 책상위엔 따끈한 떡볶이와 만두 그리고 김밥이 올려져 있었습니다.
"우리 같이 먹어요. 저도 오늘 점심밥이 안넘어가서 지금 배고프거든ㅇ. "
당시 학교 근처엔 분식집이 없었고요. 그 분식은 사서선생님이 읍내에 살고있는 친구에게 사오라고 부탁을 한것이었습니다.
그 어떤 친절보다도 말없이 와서 살포시 잡아주던 그 손길 하나로 저는 이미 행복한 사람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정말 속상할 땐 누군가의 한마디도 참 중요하고 고마운데요.
이렇게 말없이 잡아주던 그 손길이 어찌나 따뜻하던지~스승의 날이 되면 늘 그 사서선생님이 그립습니다.
나중에 행정실 직원은 회식자리에서 제게 사과를 해주었고요. 그 이후로는 절친이 되어 모임도 같이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