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매년 어린이날이 다가오기 전이면 저는 조금은 특별한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건 바로 초콜릿을 사는 일입니다. 단순히 사탕이나 간식을 나눠주는 차원이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하는 한 해를 기념하는 의미를 담기 위해 시작한 나만의 작은 행사입니다.
초콜릿을 그냥 주는 게 아니라, 반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포장지를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인쇄합니다. 기존 포장을 조심스럽게 벗겨내고, 새로운 포장지를 입혀 다시 태어난 초콜릿은 기념품처럼 특별해집니다. 어떤 해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보물찾기 종이로 만들어 문장을 완성하면 함께 주는 선물로, 또 어떤 해는 우리 반의 표어나 마스코트를 넣기도 하면서 포장지 하나에 정성을 듬뿍 담습니다.
이렇게 준비한 초콜릿을 어린이날 즈음에 학생들에게 선물로 나누어주면, 아이들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이 저에겐 최고의 보람입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하나 있습니다. 한 남학생이 초콜릿을 받은 후 제게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이 초콜릿이 10만원짜리 문화상품권보다 더 좋아요!!”
순간 제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그저 작은 정성을 담은 초콜릿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누군가에게는 10만원짜리 문화상품권보다 더 값진, 진심이 전해지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이 작은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아이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기억하는 방법이자, 제 마음을 전하는 따뜻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