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작성자 신*연 2025-05-02
요즘, 교직이란 길이 유난히 힘겹게 느껴졌습니다. 애써도 변화되지 않는 아이들, 쌓여만 가는 업무, 그리고 ‘나는 좋은 선생님일까’ 하는 끝없는 자책과 회의감.
그렇게 어느 날,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을 때, 문득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받아보니, 제 은사님이셨습니다. “요즘 힘들지? 그냥 네 생각이 나서 전화해봤어.” 그 말 한마디에, 꾹꾹 눌러 담았던 감정들이 갑자기 쏟아져 나올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아셨을까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그저 버티고만 있었는데, 선생님은 마치 알고 계셨던 것처럼 제 마음속까지 들여다보듯 말없이 들어주시고, 따뜻한 말로 다독여 주셨습니다.

“너는 잘하고 있어.
때로는 결과가 안 보이더라도, 아이들의 마음에는 분명히 너의 진심이 남아 있을 거야.”
그 한 마디가 어깨에 얹힌 무게를 조금은 덜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 길을 걸어갈 용기를 주었습니다.
저도 언젠가 그런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지쳐 있을 때, 말없이 그 마음을 알아봐 주고 따뜻하게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사람. 그날의 전화 한 통이 오늘도 저를 다시 교실로 이끌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