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작성자 정*현 2025-05-07
소원 편지를 쓰는데 우리 반 도건이가 [턱 살이 빠졌으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도건이는 살집이 통통하게 올랐지만, 키도 큰 편이고 눈도 크다. 무엇보다 넉살 좋게 이야기를 잘하고 마음이 넓어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나도 엄청 좋아하는 학생이다.
“도건이는 턱 뼈가 갸름하잖아. 크면, 엄청 예쁜 얼굴형으로 변할거야. 지금은 자라는 시기니까 통통한 건 걱정하지마.”
라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도건이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답했다.
“선생님, 저는 어릴 때부터 계속 투 턱이었어요. 턱 살은 뼈랑 상관 없는 거 아닐까요? 이거 유전 아닐까요!”
여기저기서 풋, 풋,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나는 다급히 말을 보탰다.
“선생님은 턱이 각져서 예쁜 얼굴형은 아니잖아. 도건이는 턱선이 갸름해서 살이 빠지면 엄청 멋있을거야. 얼굴은 계속 변해!”
내 말을 들은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웅성대기 시작한다.
“아닌데, 선생님 예쁜데.”

짜식들, 센스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