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교직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해입니다. 정년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남다른 한 해이지만 지난해는 유난히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금쪽이 세 명을 감당하려니 벅차고 스스로의 한계에 절망스럽기만 했습니다. 문제는 부모님들도 비협조적이라서 담임이 호소를 무시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을 때 한 선생님이 다가오셔서“ 선생님 우리는 언제까지 금쪽이들에게 맞아야 하나요? 맞는 방법밖에는 없을까요? 안아주시면서 눈물로 교권보호 위원회를 열자고 설득하셨을 때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가능성이 살짝 엿보이는 보이는 초등 1학년을 교권보호 위원회에 세우고 싶지 않아서 열지 않았지만, 대신 분리 조치가 되니 그때 서야 부랴부랴 병원을 찾으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어린이들도 비슷한 상황인 데다 일반 학부모들의 민원에 더욱 상처를 받아 아프고 힘들었지만, 병원에 다니면서 병가나 휴직을 하지 않고 마쳤습니다.
어려울 때 같이 아픔을 나누면서 힘을 주셨던 선생님 몸과 마음이 엉망이 된 상태로 병원을 찾았을 때 ” 아픔을 호소하는 저에게 “정말 많이 아프신 것 맞습니다. 잘 견디시는 것에 대단하셔요. 의사인 저도 때로는 말도 못 할 정도의 민원을 받을 때도 많아요. 3명의 금쪽이는 너무 심하네요. 이건 견딜 상황이 아니에요. 정말 훌륭하신 거예요. ” 라며 힘을 내게 도와주셨던 신경정신과 선생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저는 정말 즐겁고 행복하였던 교직 생활이었는데 마지막에 너무 우울하게 끝내야 하는 것이 아쉬워 올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 준비했습니다. 다행히 올해의 어린이들은 밝고 따뜻한 어린이들이라 즐겁고 유쾌하며 행복한 말들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합니다. 호되게 추웠던 겨울이 지나니 더욱 따뜻하고 행복한 봄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