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작성자 권*식 2025-05-12
작년 가을 교수로서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초등 1학년 때의 담임 선생을 만났다. 선생님은 작년에 84세였고, 역시 교사이셨던 부군은 90세이심에도 두분 다 건강하셨다. 어린시절 처녀 선생님이 유독 이뻐해주셔서 잘 따르던 선생님을 고향에서 20여년만에 다시 뵙고 두 분과 함께 식사했다. 식후에 마당에서 바로 따오신 연시를 선생님 가방에서 꺼내 숟가락으로 퍼 주셨다. 여러 은사분들 중 유독 정을 많이 주신 분이라 즐겨 먹지 않는 감인데도 맛나게 받아먹고 나도 넥타이와 영양제 등을 선물로 드렸다.
헤어지며 선생님 부부께서 후학 양성하느라 수고 많이 했다는 위로와 축하의 말씀에 돌아가신 어머님의 말씀을 대신 하시는 것같아 찡한 마음으로 다음을 기약하며 웃을 수 있었다. 어릴 적 느꼈던 선생님의 마음으로 평생 학생들을 대했다 해도 그리 과장의 말은 아닐 것이다. 올해 스승의날 선생님 음성이라도 들어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