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의 꽃은 학급 담임이지요."
첫 담임을 맡아 마음만 분주하고 발을 동동 구르던 3월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보다 훨씬 경력이 많으신 선배 선생님과 점심을 먹고 학교 운동장을 가볍게 산책하던 중이었어요. 학교 생활은 어떤지, 학급 아이들과는 잘 호흡을 맞추어 가고 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급 학생들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것으로도 벅차던 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정신이 없다고 말씀 드렸어요. 그러자 선배 선생님께서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시며 처음엔 다 그런 법이라고,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연차가 쌓이며 지금은 부장교사를 맡고 있지만 역시 담임을 하던 시절이 그립다 하시며 '교직의 꽃은 담임'이라는 말로 저를 격려해 주셨습니다. 이제 저도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이고 나름 선배 교사로 불리게 되었는데요, 아직도 새학기가 되면 저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힘들 때면 '그래, 교직의 꽃은 담임이지.'라는 말을 되뇌며 저 자신을 다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