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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나침반

발전하는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는 여전히 공부해야 한다
‘메타인지’ 학습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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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은 최근 10년 사이 폭발적인 속도로 발전해 왔으며,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규격화된 업무를 수행하는 데 인공지능의 위용은 놀라울 정도다.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여겨온 창의적 발상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니, 인공지능이 해결하지 못하는 과제, 풀지 못하는 숙제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세상을 더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지혜가 아닐까. 인공지능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한 ‘메타인지’ 학습을 소개한다.

글 신혜영 충남 청양초등학교 교사

『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 공동 저자이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교사로 ‘어떻게 하면 더 잘 배우는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를 주제로 강의하고 글도 쓴다.

지혜롭게 공부하고 싶다면, 메타인지 학습

인류는 그 누구의 간섭이나 억압 없이 자유의지로 살아가고자 하는 꿈을 오랫동안 꾸어왔다. 삶의 모든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유의지로 살기를 갈망하는 우리 앞에 무엇이든 묻는 것에 답을 해주고 하기 어려운 일도 순식간에 해결해 주는 전지전능한 존재가 등장했으니,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생각만 해도 골치 아픈 고민과 선택의 문제를 인공지능에 맡겨버리고 싶은 유혹에 손을 뻗기 전, 한 번쯤은 생각해 보자. 검색 결과대로 살아가고,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는 생각도 판단도 할 수 없다면 과연 진정 자유로운 ‘나’로서 존재할 수 있을까.
자유를 가진 개인, 나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이라는 생각의 재료를 갖춰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인공지능 시대에도 여전히 배워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지혜롭게, 효율적인 방식으로 배울 수 있을까.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뇌가 무언가를 배우는 방식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고민의 답을 찾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메타인지’ 학습이다.
메타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을 의미하는 용어로, 학습에서 메타인지를 활용한다는 것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을 구별하고, 어떻게 공부할지 방향을 설정하는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메타인지를 활용해 학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최고의 학습법 ‘셀프 테스트’

메타인지 학습 중 가장 간단한 방식은 바로 ‘셀프 테스트’다. 셀프 테스트는 공부하는 틈틈이 스스로를 시험하는 것으로, 메타인지를 활용해 학습하는 방법 중에서도 최고의 학습법으로 꼽힌다.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제한적이고,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것을 학습하고자 할 때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전략은 ‘재학습’이다. 공부하고 있는 내용을 보고 또 보는 것이다. 다만, 더욱 효과적으로 공부하려면 셀프 테스트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
학습 효과에 관한 한 연구에서 연구진은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정해진 시간 내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단어를 외우게 했다. 첫 번째 그룹은 여덟 차례의 짧은 기간 동안 전부 공부만 했고, 두 번째 그룹은 여섯 차례 공부하고 두 차례 테스트를 진행했다. 마지막 세 번째 그룹은 네 차례 공부하고 네 번 테스트를 진행했다. 주어진 시간이 똑같기에 테스트를 진행하면 결국 공부하는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단어를 가장 많이 암기한 그룹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테스트를 더 많이 진행한 세 번째 그룹이었다.
일반적으로 재학습 전략은 공부하는 횟수가 늘수록 그 내용이 익숙해지기에 학습자는 마치 자신이 다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로 인해 이제 모두 알게 되었다고 안도하며 공부를 그만두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그러나 학습하는 중간 셀프 테스트 과정을 거치면 정말로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며, 모르는 것을 더욱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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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으로 완성되는 학습

다음으로 꼭 필요한 것은 학습과 학습 사이의 분산학습 전략이다. 간격을 두고 학습할 때 훨씬 효과적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공부해야 할 내용을 하루에 다섯 번 보는 것과 5일에 걸쳐 하루에 한 번씩 나눠 보는 것은 그 효과성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인간의 두뇌는 ‘망각’을 활용해 확실히 알게 된 것과 어렴풋이 안다고만 착각한 것을 구별 짓고, 어렴풋한 기억을 지운다. 학습 사이 간격이 셀프 테스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연속적으로 반복되어 이루어지는 학습은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메타인지의 오류를 발생하게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대안 중 하나가 분산학습 전략이다. 또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되풀이하고 검토하는 과정만으로도 자연스레 우리 뇌는 이 정보가 나에게 전해 주어야 할 만큼 가치 있는 정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렇게 공부할 때 뇌가 활성화되는데, 이것을 바로 학습의 ‘바람직한 어려움’이라고 한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때, 앞서 배운 내용이라 할지라도 시간 간격을 두고 반복해 다시 제시해 주며 간단한 퀴즈 형식을 취한다. 그러면, ‘이걸 귀찮게 왜 또 물어봐?’ 하는 표정으로 여유만만하게 답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 교사로서의 본분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낀다. 그렇게 하나씩 쌓은 지식이 언젠가 아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가 스스로 삶의 문제를 결정하고 판단할 때 귀중한 자산이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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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만 안다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사건 그리고 모험이 펼쳐지는 가운데 그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각양각색 매력을 엿볼 수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살펴보면 한 가지 중요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신화에서 어떻게 싸울 것인지 전략은 생각하지도 않고 무작정 전장으로 나아가 승리를 거두는 영웅은 거의 없다. 학습 역시 마찬가지다. 효과적인 학습전략을 파악하고, 주어진 시간을 조금 더 요령 있게 활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효과적인 학습 방법의 열쇠는 바로 메타인지 학습에 있다.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