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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르게 지구촌 곳곳으로 떠난 이들의 흥미로운 여행기

지구촌 여기저기

발트해의 보석,
에스토니아공화국
발트해의 보석,
에스토니아공화국
지구촌 여기저기01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의 구시가지
에스토니아 관광공사에 따르면 2023년 1~11월 에스토니아를 방문한 한국인은 4,000여 명으로,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에스토니아가 조용히 뜨고 있다. 에스토니아는 유서 깊은 역사와 전통, 아름다운 문화유산과 자연환경 그리고 디지털 강국의 이미지까지 더해져 독보적 매력을 지닌 여행지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글 조은영 여행작가, ㈜어라운더월드 대표
사진 협조 에스토니아 비즈니스 허브, Visit Tallinn

IT 강국의 독립운동, 발트의 길

발트해 남동쪽의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를 발트3국이라 한다. 그중 북쪽에 있는 에스토니아공화국은 독특한 색을 지녔다. 러시아의 영향으로 사회환경은 동유럽 이미지가 강하지만 자연환경은 북유럽의 정취가 느껴진다. ‘핫메일(Hotmail)’과 ‘스카이프(Skype)’가 탄생한 나라이며, 유럽에서 인구 대비 스타트업 수*가 많은 디지털과 IT 강국이다.
발트 3국이 소련 체제에 편입된 것은 1939년 히틀러와 스탈린이 맺은 비밀 협정 때문이다. 소련이 발트3국을, 독일이 폴란드를 차지한다는 이 조약에 따라 소련에 편입된 지 50년이 지나 1989년 발트3국은 비폭력 독립운동을 전개한다. 3국이 공동으로 길이 약 670km에 이르는 인간 사슬을 만든 것이다. 2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손을 맞잡고 평화와 독립의 노래를 부르며 소련의 점령 종식을 요구한 ‘발트의 길’이다. 마침내 3국은 1991년 평화와 독립을 얻어냈고 유네스코는 이 시위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 출처: 2022년 유럽 기술 현황 보고서

중세로 떠나는 마법의 문, 탈린

북서·북동·북유럽을 연결하는 최적의 장소였던 수도 탈린(Tallinn)에는 유럽의 어느 도시에도 기죽지 않는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다. 그중 중세의 건축물과 현대적 문화가 어우러져 아름답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탈린에서의 며칠은 에스토니아 여행의 출발점이다. 특히 구시가지는 중세에 시간이 멈춘 듯한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마다 마법에 걸린 시간 여행자들로 성황을 이룬다.
탈린에서는 걷는 여행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세월을 고스란히 간직한 울퉁불퉁한 돌바닥을 경쾌하게 밟으며 100년, 또 100년 전 과거로 타박타박 걸어 들어간다. 빨간 지붕의 알록달록한 파스텔 색조 건물 사이로 뾰족하게 솟은 고딕양식 성당, 중세 전통의상을 입은 현지인들이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시간이 박제된 듯 중세 유럽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는 탈린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수많은 중세풍 건물 중 시청 광장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 ‘올데 한자(Olde Hansa)’는 여행객 사이에서 유명하다. 앞코가 뾰족한 신발을 신고 다리 부분에 풍성하게 뽕을 넣은 중세 복장의 직원들이 친절하게 메뉴를 설명해 주는데 멧돼지 고기, 곰 고기처럼 낯선 음식이지만 대체로 입맛에 맞는다. 배를 채웠다면 천천히 랜드마크인 알렉산드르 네브스키 대성당, 성 올라프 교회 그리고 톰페아 성 등을 둘러보며 도시를 탐험해 보자. 한눈에 아우르고 싶다면 코투오차 전망대에 가야 한다. 붉은색 지붕이 오밀조밀 땅을 뒤덮은 가운데 교회의 첨탑이 보이고, 그 너머로 푸른 바다가 일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교육·문화의 도시, 타르투

수도 탈린이 정치·경제의 중심이라면, 에스토니아의 유서깊은 대학이 자리한 타르투(Tartu)는 교육·문화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1909년 지어진 에스토니아 국립박물관은 옛날 비행기 활주로를 따라 지어진 웅장하고 미래적인 건축물로 그 자체로 압도적인 볼거리다. 박물관의 거대한 입구는 영화 ‘스타워즈’의 우주선을 연상시키고, 풍부한 전시 콘텐츠는 에스토니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타르투가 에스토니아 맥주의 발상지임을 알 수 있는 타르투 맥주 박물관, 타르투 미술관, 타르투 장난감 박물관도 잊지 말자. 탈린에서 약 186km 떨어진 타르투는 에마여기강(Emajõgi)이 고고하게 시내 중심부를 관통한다. 강이 있는 곳이 늘 그렇듯, 도시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넘친다. 바르츨라이* 광장 주변의 역사적인 건물 사이를 걸어 다니고,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방문하면서 소도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세련된 도시다.
* 바르클레이(Barclay)의 에스토니아식 발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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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국립박물관
지구촌 여기저기03
소마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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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토니아 국립박물관
지구촌 여기저기03
소마 국립공원
‘유럽의 아마존’, 소마 국립공원

에스토니아는 국토의 3분의 1이 울창한 숲과 삼림으로 덮여있어 ‘유럽의 아마존’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삼림 보호 지역인 라헤마 국립공원과 습지 구역인 소마 국립공원을 방문한다면 눈이 탁 트이는 시원한 초록 세상에서 치유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빙하가 녹아 형성된 소마 국립공원은 이끼와 원시림으로 덮인 늪지대와 호수 사이로 천상의 트레킹 코스가 숨어 있다. 이끼 높이만 약 8m에 이르는 곳이 있을 정도로 빽빽하게 자리 잡은 습지에서 폭신폭신한 이끼를 밟으며 촉촉한 대지와 입 맞추는 시간은 힐링 그 자체다. 또 오랜 시간 퇴적물이 쌓여 형성된 늪 지역엔 딱따구리·올빼미·큰도요새 등이 서식하며, 숲에는 엘크·사슴· 멧돼지·늑대·곰 등이 살고 있다. 귀여운 비버는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지구촌 여기저기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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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해변 휴양지, 페르누

소마 국립공원을 뒤로하고 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 더 달리면 발트해 연안 도시 페르누(Pärnu)에 도착한다. 에스토니아 최고의 해변 휴양지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여름엔 요트, 페르누 해변카약, 수상스키를 즐기거나 해변에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시내로 들어서면 벼룩시장이 열리고 거리엔 흥미로운 상점이 가득하다. 수많은 레스토랑, 칵테일 바, 페스티벌 등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휴양지 특유의 편안하고도 여유로운 분위기가 도시 곳곳에 넘쳐흐른다. 여름철에 방문하면 제일 좋겠지만 겨울에도 눈 덮인 해안의 낭만이 있다. 스노우 카이트 보딩이나 빙판 위에서 레이싱을 하는 차와 사람들의 모습도 꽤 이색적이다. 또 겨울의 페르누는 스파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리조트에서 설경을 만끽하며 뜨끈한 해수 온천에 몸을 담그고 피로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것도 에스토니아 여행을 마무리하는 좋은 방법이다. 케이 로고 이미지

지구촌 여기저기04

페르누 해변

지구촌 여기저기04 페르누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