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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23 Vol.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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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똑똑! 트렌드 경제

드디어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이는 지금,
올바른 재테크 방향을 모색하다

지난 5년 세계 경제는 롤러코스터 같은 역대급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세계적 초저금리 통화정책은 천문학적 유동성 증가로 이어졌고, 그로 인해 자산 가격은 매우 크게 상승했지만 2022년 본격화된 금리 인상은 자산 가격의 거품을 다시금 급격히 꺼뜨리며 자산시장에 큰혼란을 불러왔다. 엄청난 유동성 증가의 부작용은 고스란히 인플레이션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 미국 연준은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속도감 있는 금리인상을 단행해 달러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고 달러로 에너지와 필수 재화를 수입해야 하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물가 상승이 라는 문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둔화에 진입하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주요 은행의 경영 악화 문제, 그리고 기업들의 급격한 이익 감소라는 악재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당초 계획보다 좀 더 빠른 금리 인상 중단 신호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드디어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와 경기침체라는 우려가 공존하는 지금, 우리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재테크를 해야 할까?

김경필 경제 칼럼니스트 겸 작가

미국의 월간 경제지표를 주목하라!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필연적으로 세계경제의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 자산 가격도 이와 절대로 무관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은 개별 자산 종목의 변수보다는 경기 흐름에 따라 자산 가격이 영향을 받는 성향이 강해 왔기 때문에 우선 개별종목에 대해 분석하기 이전에 경제 상황 변화를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 자산을 관리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매일 바뀌는 채권 금리, 환율, 주가 이외에 지금과 같이 경기 변화의 변곡점 시기에는 미국의 월간경제지표 세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가 매월 1일에서 3일 사이에 발표하는 전월 기준 ISM제조업지수이다. 이 지수는50 이상인 경우 경기 개선, 반대로 50 미만인 경우 경기가 하강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데, 현재 4월 발표된 3월 PMI는 46.3으로 5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 중이다. 둘째는 미국의 고용지표로 미국의 내수경제를 가늠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셋째는 바로 소비자물가지수로 2022년 9.3%까지 치솟았던 물가는 최근 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목표 물가 2%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지표이다.

미국의 월간 경제지표 세 가지 챙겨 보기

➊ ISM제조업지수(매월 1~3일 발표) ; 한국 수출증가율과 동행
➋ 고용지표(매월 5~8일 발표) ; 내수경제 전망
➌ 소비자물가(매월 10~14일 발표) ; 미국 연준 통화정책 방향 파악

주식은 경기에 선행, 부동산은 후행 또는 동행

지금까지 언급한 미국의 월간 경제지표를 관찰하는 이유의 첫 번째는 돈의 흐름이 안전자산으로 흘러가는지 아니면 위험자산으로 흘러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는 경기가 상승하는지 아니면 하강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결국 경기란 순환하는데 보통은 후퇴, 침체, 회복, 상승이라는 네 단계를 반복하며 위험자산인 주식은 경기를 매우 빠르게 선행하는 성격이 있어 경기가 후퇴하고 한창 침체 중일때 앞으로의 회복과 상승의 기대감으로 대개는 먼저 오르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경기 상승이 심화되면 먼저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런 경기 흐름의 예측은 시장을 보는 사람마다 다르다. 반면 부동산 같은 자산은 경기에 후행 또는 동행하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어도 당장 경기가 좋지 못하다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경기순환과 재테크

➊ 경기순환 사이클: 후퇴 ▶ 침체 ▶ 회복 ▶ 상승
➋ 주식은 경기침체의 끝에서 상승(경기 선행)
➌ 부동산은 경기 상승의 끝에서 상승(경기 후행)
따라서 2023년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기가 어디쯤에서 저점을 지나는지를 가늠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IMF는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 한국은 1.5%로 하향하며, 지난 3개월 전 전망에 비해 매우 낮게 재조정했다. 그만큼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직접적 증거다. 경기가 어느 지점을 통과하는지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확실한 경기 개선 신호 전까지 안전자산에 머물러야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경기둔화 속도가 빨라 경기후퇴와 침체의 중간 정도에, 미국은 이제 본격적인 후퇴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회 연속 3.5%로 동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통 통화정책은 경기침 체기에 금리인하로 경기의 급격한 하강을 막고, 반대로 경기 상승기에 금리 인상으로 과도한 경기상승을 조절한다.(그림참조)
그런데 그동안은 경기가 상승하지도 않았는데 계속해서 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사용했다. 왜일까. 바로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또 여전히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에 비해 절대 수치는 높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는 지금 곧바로 금리인하 카드를 꺼낼 수 없는 상황, 그야말로 통화정책의 엇박자가 나기 시작한 것이다. 당분간 고금리가 유지된다면 경기침체와 고금리라는 이중 악재가 시장에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금리 인상이 멈춘 것만으로도 위험자산의 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시장이 호재가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물론 그럴 수 있지만 금리 인상 중단이라는 호재보다 경기둔화 속도가 얼마나 빠르면 이처럼 빨리 금리인상을 멈추는 것일까 하는 경기침체의 공포가 시장의 심리를 지배한다면 당분간 의미 있는 자산 가격의 회복 시기는 늦춰질 수밖에없다. 경제 현상을 해석하는 일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양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론을 정해놓고 지금의 현상을 그에 끼워 맞추려고 생각하기보다는 현상을 보고 새로운 시나리오를 여러 가지로 생각해 봐야 한다. 따라서 2023년 하반기까지는 경기하강 속도를 관찰하면서 여전히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잦은 경제위기에 변동성이 커지고 아직 금리 인상의 부작용이 어디까지 나타날지 모르는 2023년은 보수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려면 그전보다는 훨씬 늦게 진입하고 한 박자 빨리 빠져나오는 ‘Start Slowly, Finish Quickly’ 전략으로 안정 지향형 재테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