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황연희
‘디토앤디토’ 취재기자 및 총괄이사이며,
신구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겸임교수다.
글·사진 황연희
‘디토앤디토’ 취재기자 및 총괄이사이며,
신구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겸임교수다.
WHO와 세계질병부담연구(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에 따르면, 우울증은 2030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질병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의 상황도 심각하다. 「국가 정신건강 현황보고서 2023」에
따르면 2021년 19세 이상 성인 인구의 우울감 경험률은 11.3%로, 2019년(10.2%)에 비해 증가했다.
우울증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수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같은 보고서에서 국내 정신질환 진단
환자 중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률은 12.1%로 다른 국가에 비해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의하면, 중고등학생의 우울감 경험률은 2024년 기준 27.7%로 직전년도보다
1.7% 증가했다.
다양한 연령에서 정신 건강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멘털헬스’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명상 앱,
심리 회복 기능성 음료, 비대면 상담 앱 등 정신 건강을 위한 새로운 소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이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분야는 바로 명상 앱이다. 이
앱들은 수면, 명상, 심호흡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정신 건강 관리의 필수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명상 앱 시장을 선도하는 대표 주자로는 미국의 ‘캄(Calm)’이 있다. 캄은 사용자의 맞춤형 경험을
위해 정신 건강 검진을 지원하며, 가이드 명상, 수면 스토리, 편안한 음악 및 자연 소리 등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디지털 정신 건강 플랫폼(Lyra Health)과의 협력을 통해 스타벅스, 우버, 모건 스탠리 등
여러 기업의 임직원들에게 자사의 명상 앱을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명상을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해 개발된 ‘헤드스페이스(Headspace)’ 역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 앱은
구글, 링크드인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이 사내 복지 프로그램으로 채택했을 뿐만 아니라 팬데믹 이후에는
미국 뉴욕시 공공 부문 종사자들에게도 복지 혜택으로 제공될 정도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국내 명상 앱의 인기도 뜨겁다. ‘마보(마음 보기)’는 한국인의 정서와 일상에 특화된 명상 콘텐츠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직장 생활, 인간관계, 우울감 등 주제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으며, 최근에는 MZ세대를 겨냥한 ASMR 및 수면 콘텐츠를 선보이며 새로운 이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수면·명상·심호흡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앱 (왼쪽부터 캄, 마보, 헤드스페이스)
수면·명상·심호흡을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앱 (왼쪽부터 캄, 마보, 헤드스페이스)
음료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에는 신체 건강을 보조하는 헬스 음료가 시장을 지배했다면, 이제는
‘멘털 회복’을 위한 정신 건강 보조 음료가 새로운 트렌드로 뜨고 있다. 특히 미국 기능성 음료 시장에서는
스트레스 해소나 수면 개선을 돕는 음료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이 음료들은 알코올이나 카페인 없이도
스트레스 해소, 진정, 숙면 등 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로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마그네슘 파우더를 통해 진정 및 수면을 돕는 리세스 무드(Recess Mood), 슈퍼 푸드가
함유된 스트레스 해소 탄산음료 드롭릿(Droplet) 그리고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 밸런스 음료
엘리먼트(Elements) 등이 있다.
국내 기업 에치와이도 이 시장의 잠재력을 일찍이 파악하고 뛰어들었다. 2023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음료 ‘스트레스케어 쉼’을 선보였는데, 출시 6주 만에 500만 개가 판매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는
국내에서도 멘털 헬스 음료 시장의 큰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멘털 케어 음료
멘털 케어 음료
몸 건강을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받듯, 이제는 마음 건강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시대다. 감정을 기록하고
관리하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감정 기록에 특화된 저널링 앱* ‘스토익’,
‘리플렉틀리’ 등은 사용자의 감정 흐름을 추적하고 AI 기반 분석으로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정서 상태를
시각화한다.
병원 상담을 꺼리는 이들을 위한 비대면 심리 상담 서비스도 활발하다. 미국의 ‘베터헬프’와 국내의
‘마인드카페’, ‘트로스트’ 같은 플랫폼은 온라인 상담을 넘어 오프라인 센터 운영, AI 챗봇 등 다양한 해결책을
제공하며 정신 건강 관리를 돕는다.
강남구 청소년심리지원센터 안영신 실장은 “아동·청소년 정신 건강 지표가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며, “대면
상담이 어렵다면 접근성과 경제성이 좋은 수면 앱이나 비대면 심리 상담도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한다. 다만
식품류는 주의 깊게 섭취해야 하며, 정신 건강 관리의 가장 기본은 건강한 일상 유지라고 강조한다. 잠시
여유가 생긴다면 나의 감정과 정신 건강에 귀 기울여보면 어떨까?
*저널링 앱: 일상 경험 기록을 도와주는 일기장 형태의 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