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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오늘

버려진 커피 자루에서 피어난 지속 가능한 가치
하이사이클
미래를 위한 오늘01
미래를 위한 오늘01

버려지는 커피 자루가 아름다운 제품으로 재탄생한다면 어떨까? 하이사이클 김미경 대표는 이 질문을 현실로 만들며, 커피 자루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버려진 커피 자루는 그의 손에서 실용성과 미학을 겸비한 제품으로 거듭나 환경보호라는 메시지를 세련되게 전한다. 버려지는 것에 디자인과 스토리를 더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하이사이클 김미경 대표를 만났다.

글 장정현 l 사진 한예주

버려지는 커피 자루의 재발견

하이사이클 김미경 대표가 업사이클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돌이켜보면 필연이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미경 대표는 다양한 오브제와 소재를 활용한 작업에 흥미를 느꼈다. 이후 중국에서 석사과정을 밟던 중, 베이징 올림픽과 상하이 엑스포를 준비하며 공공미술 현장을 접하게 되었다. 공간에 스토리를 담는 작업이 ‘공간 업사이클링’과 같다고 느끼며 자연스럽게 업사이클링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귀국 후 큐레이터로 활동하던 중 사회적 기업가라는 개념을 접한 김미경 대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라면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2013년 하이사이클을 창업했다. 김미경 대표가 업사이클링 소재 중 버려지는 커피 생두 자루에 주목하게 된 것은 소재의 매력을 발견하면서였다.
“로스터리 카페에서 받은 커피 자루를 활용해 화분을 만들던 중 커피 자루가 황마라는 식물성 천연섬유로 만들어져 생분해되고, 통풍과 배수가 잘돼 식물 뿌리 생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동시에 김미경 대표는 로스팅 공장에서 엄청난 양의 커피 자루가 산업 폐기물로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실제로 전 세계 커피 농장에서 수입되는 생두는 각기 다른 농장 정보와 고유의 이미지가 인쇄된 황마 자루에 담겨 들어오는데, 이 자루들은 단 한 번 사용된 후 대부분 폐기물로 버려진다.
“커피 자루는 황마로 만들어 가볍고 튼튼한 데다 천연섬유라 인체에도 무해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다양한 패션·생활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다듬:이’입니다.”
하이사이클은 황마의 자연스러운 특성과 고유한 패턴 그리고 커피 농장의 이야기를 담아 일상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패션 소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버려지는 소재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그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이 호텔 인테리어 개보수 과정에서 버려지는 고급 리넨 소재였다. 고품질 소재가 폐기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김미경 대표는 이를 활용해 반려동물용품과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개발했다.
“호텔에서 버려진 폐기물이라고 하면 일반인에게 거부감이 들 수도 있으니 이를 반려동물용품으로 차별화해 보자고 생각했어요. 반려인으로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겪는 사소한 불편을 해소하고 사람 자연 동물이 함께 상생하는 ‘같이’의 가치를 찾고자 했죠. ‘마음:이’ 브랜드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에요.”

미래를 위한 오늘 02
미래를 위한 오늘 02
스토리로 업사이클링 그 이상의 가치를 담다

김미경 대표가 진행하는 다양한 작업이 의미 있는 건 단순히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독특한 이야기를 찾기 때문이다.
하이사이클의 세 번째 브랜드 ‘베콥(BecoB)’은 이러한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베콥’은 백제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업사이클링 소재와 친환경 디자인으로 담아낸 브랜드입니다. 버려지는 호텔 리넨 소재와 순면, 자카르 소재를 활용해 인테리어와 패션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수집, 가공해 백제 문화유산을 재현한 ‘인류세’ 시리즈도 공을 들이고 있는 제품입니다.”
김미경 대표가 백제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하이사이클 지사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커피 자루의 세척과 가공 과정은 복합적인 문제로 쉽지가 않다. 이물질과 냄새 제거, 충분한 건조의 어려움, 섬유 손상 그리고 대량 처리의 비효율성 등으로 인해 많은 난관이 따른다. 그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할 넓고 여유 있는 공간을 찾던 중 부여에 지사를 설립했다. 버려지는 커피 자루를 공급해 주는 로스터리 공장과의 지리적 이점도 고려한 선택이었다.
부여에서 활동하며 김미경 대표는 부여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목격했다. 폭우·폭설 등 자연재해, 낮은 인구밀도로 인한 비효율적 폐기물 수거 체계, 농업 폐기물 소각으로 인한 환경오염 등을 직접 경험하며 지역사회의 환경적 취약성을 절감했다. 특히 궁남지 침수*와 백제 문화유산 훼손은 큰 충격으로 와닿았고, 김미경 대표에게 환경보호와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백제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친환경 방식으로 재해석해 보존하고 홍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사회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기도 하고요.”
김미경 대표의 이런 생각은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지역 사회의 환경문제에 대한 책임감과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하이사이클의 철학이 되었다.
“우리가 선조들에게 물려받은 아름다운 백제의 문화유산을 후손들에게도 잘 물려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백제 문화유산의 스토리와 패턴,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친환경 제품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특히 무령왕릉의 벽돌 무늬를 활용한 가방은 무령왕릉 벽돌에 새겨진 연꽃무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백제의 아름다움과 역사적 깊이를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하이사이클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 버려지는 소재 수거부터 세척, 가공, 디자인, 제작까지 모든 과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이는 지역 시니어 클럽 등 취약계층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김미경 대표는 “시니어 클럽은 2013년부터 하이사이클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어르신들과 함께해 온 지난 10여 년의 시간이 무척 소중하다”라고 전한다.

미래를 위한 오늘 03

하이사이클은 버려지는 커피 자루의 고유한 패턴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한편, 백제 무령왕릉을 지키는 상상 속 동물인 ‘진묘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가방 디자인에 담아냈다.
1. 버려진 커피 자루로 만든 크로스백
2. 탄소 발자국 인증 소재인 업사이클링 커피 자루 원단
3. 무령왕릉의 연꽃 벽돌 문양과 ‘진묘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디자인 가방

미래를 위한 오늘 03_1
미래를 위한 오늘 03_2
미래를 위한 오늘 03_3

하이사이클은 버려지는 커피 자루의 고유한 패턴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한편, 백제 무령왕릉을 지키는 상상 속 동물인 ‘진묘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가방 디자인에 담아냈다.
1. 버려진 커피 자루로 만든 크로스백
2. 탄소 발자국 인증 소재인 업사이클링 커피 자루 원단
3. 무령왕릉의 연꽃 벽돌 문양과 ‘진묘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디자인 가방

업사이클링은 ‘일상’,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김미경 대표는 “업사이클링은 이제 일상이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한다. 이는 단순히 유행을 좇는 것을 넘어 우리 삶의 방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우리는 지구 안에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탄소를 배출하며 살고 있어요. 이 모든 과정에서 지구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존재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필요하죠.”
그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기술적 해결책에만 의존하지 않고 개인의 삶 속에서 환경적 고려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이사이클은 지금도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업사이클링 소재를 발굴하고 있다. 물론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 처리의 어려움이나 폐기물 배출처의 협조 문제 등 현실적 난관도 존재한다. 하지만 김미경 대표는 “많은 분의 응원과 공감 덕분에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변함없는 의지를 내비쳤다.
버려지는 것들 속에서 아름다움과 희망을 찾아내는 하이사이클의 여정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빛나는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케이 로고 이미지
*궁남지 침수: 2023년 축제 장소였던 궁남지 대부분이 물에 잠겼던 사건

함께 만들어 보아요

 커피 자루 컵 받침, 컵 홀더 만들기 


미래를 위한 오늘 09
준비하기: 겉감(커피 자루), 안감(광목), 끈(선택 사항), 단추 또는 벨크로, 라벨 2개, 받침 고리, 실, 바늘, 시침 핀을 준비한다.
미래를 위한 오늘 10
컵 받침 만들기: 가로, 세로 약 10cm로 재단된 커피 자루 조각을 시접이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반으로 접는다. 외곽선에서 0.5cm 안쪽에 사각형(ㅁ자) 모양으로 박음질한 후 중앙에 X자 모양으로 박음질한다.
미래를 위한 오늘 11
컵 홀더 만들기: 겉감(커피 자루)과 안감(광목)의 시접이 서로 마주보도록 겹친 뒤, 외곽에서 0.5cm 안으로 바느질한다. 양쪽 가장자리에 벨크로를 달아준다.
미래를 위한 오늘 12
완성하기: 원하는 위치에 라벨을 달아 완성한다.
함께 만들어 보아요

커피 자루 컵 받침, 컵 홀더 만들기

미래를 위한 오늘 09
준비하기: 겉감(커피 자루), 안감(광목), 끈(선택 사항), 단추 또는 벨크로, 라벨 2개, 받침 고리, 실, 바늘, 시침 핀을 준비한다.
미래를 위한 오늘 10
컵 받침 만들기: 가로, 세로 약 10cm로 재단된 커피 자루 조각을 시접이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반으로 접는다. 외곽선에서 0.5cm 안쪽에 사각형(ㅁ자) 모양으로 박음질한 후 중앙에 X자 모양으로 박음질한다.
미래를 위한 오늘 11
컵 홀더 만들기: 겉감(커피 자루)과 안감(광목)의 시접이 서로 마주보도록 겹친 뒤, 외곽에서 0.5cm 안으로 바느질한다. 양쪽 가장자리에 벨크로를 달아준다.
미래를 위한 오늘 12
완성하기: 원하는 위치에 라벨을 달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