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 사진 성민하
글 이경희 | 사진 성민하
5월 28일 늦은 7시,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 로비가 기대감에 찬 대화로 시끌벅적하다. ‘하모니: 나, 그대,
우리 하나’를 주제로 열린 이번 The-K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한 공제회 회원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초대 가수 입간판과 대형 현수막이 마련된 포토존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회원들의
긴 줄이 늘어섰고,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오늘의 기대와 흥분을 함께 나눈다.
“오늘 콘서트를 위해 학교 업무도 일찌감치 마쳐놓고 특별히 예쁘게 차려입고 왔다”며 활짝 웃는 얼굴,
“첫 이벤트 신청에 당첨되어 공연을 보게 되다니 꿈만 같다”며 연신 인증 사진을 찍는 손길, 친구와
함께 웃음꽃을 피우며 기대감을 드러내는 모습까지 각양각색의 표정과 행동에서 ‘찐’ 행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약속한 시각이 되자 공연장을 가득 메운 회원들과 응원봉의 푸른 파도 속에서 마침내 콘서트가 화려한
서막을 올렸다. 먼저 오늘 공연의 사회를 맡은 장선영 아나운서가 따뜻한 환영 인사로 관객을 맞이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별이다. 오늘은 그 별들이 모여 더 큰 빛을 낼 시간”이라며, “지난해 ‘라이크 어
스타’를 주제로 한 감동적인 무대에 이어 올해는 ‘하모니’를 통해 함께일 때 얼마나 더 빛날 수 있는가를
보여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갑윤 이사장 또한 영상을 통해 “공제회는 92만 회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회원 한 분 한 분과 임직원 모두가 하나 되어 공제회가 더 강하게, 더 힘차게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초대 인사를 건넸다.
첫 무대를 연 것은 아카펠라 그룹 ‘하모나이즈’였다. 세계합창올림픽 금메달 4관왕이자 대중매체에서
이름을 널리 알린 이 그룹은 영화 ‘위대한 쇼맨’의 OST ‘This Is Me’를 시작으로 ‘바람의 노래’, ‘잊지
말아요’ 등의 곡을 연달아 부르며, 각기 다른 목소리가 하나의 화음으로 만들어지는 하모니를
상징적으로 구현해 냈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열띤 떼창으로 화답하며
각자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음악에 스며드는 순간을 만끽했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가수 윤하는 더욱 진한 울림을 더했다. 아름다운 가사와 멜로디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가 등장하자 환영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첫 곡으로 ‘은화’를 부르며 무대를 시작한 윤하는 “‘은화’는 어린 연어들이 바다를 향해
나아갈 때 은빛으로 반짝이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곡”이라며, “작은 생명들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데, 우리 역시 희망을 놓지 않아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지구에서 가장 외로운 장소, 그곳을 표현한 곡 ‘포인트 니모’에서 아버지의 은퇴와
인생의 소멸에 대해 이야기한 윤하는 “모든 것이 사라지겠지만 그 사라짐조차 사랑하려는
마음이 우리를 지탱한다”라고 고백해 객석의 많은 이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뛰어난 작사가답게 그는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말자. 이해하려 애쓰기보다 다름 자체를
인정할 때 하모니가 만들어진다” “모든 것은 사라지겠지만 그 사라지는 모든 것을
사랑하는 노력은 남는다” 등 주옥같은 말들을 남겨 감동 어린 갈채를 받았다.
윤하가 퇴장하자 이번에는 객석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즐길 순서가 이어졌다. 신나는
댄스 타임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여기저기서 벌떡 일어나 신나게 춤을 췄다. 카메라가 비출
때마다 환호와 폭소가 터져 나왔고, 결국 두 팀이 흥겨운 댄스로 선물을 받았다. 이어서
가장 멀리서 온 회원을 뽑겠다고 하자 대구, 울산, 목포 등 전국 각지 회원들의 목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결국 제주에서 왔다는 회원이 선물을 받으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콘서트에 참석한 임국화 회원은 “어머니와 함께 이 특별한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세종시에서 한달음에 달려왔어요.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공연이라 기대가 컸는데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 정말 즐거워요”라며 환한 미소로 행복감을 전했다.
오늘 공연의 마지막은 데이브레이크가 책임졌다. 앙코르를 포함해 무려 8곡! 화려한
라이브 실력으로 ‘들었다 놨다’ ‘Mellow’ ‘Rhythm 이 밤은’ ‘Semicolon’ ‘HOT FRESH’ ‘좋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에 이어 마지막으로 앙코르곡 ‘Old & Wise’까지 더해 그야말로
객석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데이브레이크는 그 세월만큼 깊은 팀워크를 자랑했다. “서로에
대한 이해는 결국 ‘좋은 면만 보기’에서 출발한다”라고 말한 이들은 “하모니란 결국
노력과 선택의 결과”라며 오랜 시간 불쑥불쑥 쌓여 온 감정의 골을 웃음과 음악으로
메워 지금까지 왔음을 고백해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대 후반부는 더욱 신났다. 관객을 일으켜 세워 댄스를 유도하고, 팬들과 눈을 맞추며
소통하자 마지막 곡에서는 전원이 일어나 박수와 떼창으로 화답했다.
친하게 지내는 선배와 함께 콘서트를 찾았다는 임덕현 회원은 “이런 즐거운 자리에
친한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어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콘서트는 끝났지만 많은 관객은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했다. 마음에 남은 여운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 콘서트는 무엇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이 ‘함께’ 어울려 ‘하모니’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기쁘게 확인한 시간이었다.
하모니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고, 음악은 사운드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사실을 뜨겁게
느낀 오늘 하루! 초여름 밤의 공연은 끝났지만, ‘하모니’라는 주제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