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우인재 여행작가 / 사진 제공 문경시청
문경새재, 백두대간 너머 한양 가던 길
문경새재는 조선 태종 때인 1414년에 개척한 새로운 길로 영남(경상도)과 지금의 경기 및 충청 일대인 기호 지방을 이어주는 관문이었다. 새재가 뚫리기 전에 영남과 충청을 연결하던 험한 길을 대신하는 새로 난 고개라는 뜻에서 ‘새재’라고 이름 지었으나 이를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조령(鳥嶺)이라 잘못 표기되었다. 고개가 높고 험해서 나는 새도 쉬어간다 해 새재라고 불렸다는 이야기는 와전된 것이라는 뜻이다.짚라인 타고 울창한 숲 사이를 날아볼까
문경시 불정동의 해발 478m 수정봉 자락에 안겨 있는 불정자연휴양림에는 짚라인이라는 이색 레저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영강 변 절경을 만끽하는 철로자전거와 래프팅
요즘은 폐쇄된 철로를 활용한 레저 시설인 레일바이크가 대중화되었지만 사실 우리나라 레일바이크의 원조는 문경 철로자전거다. 철로자전거가 출발하는 곳은 구랑리역과 진남역 두 곳으로 1코스(구랑리역~먹뱅이, 왕복 6.6km)와 2코스(진남역~구랑리역, 왕복 7.2km) 그리고 가은역에서 운행하는 꼬마 열차(400m 구간 순환)까지 3개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꼬마 열차가 있는 가은역은 옛 역사 건물을 로컬 푸드 카페로 운영하고 있는데, 문경 특산물인 사과로 만든 밀크티와 디저트를 판매한다.거석정 먹은 약돌한우와 약돌돼지
문경의 대표 먹거리로는 단연 약돌한우와 약돌돼지를 꼽을 수 있다. 약돌한우란 이름 그대로 문경에서 나는 ‘거정석’이라는 약돌을 곱게 갈아 사료와 섞어 먹인 한우를 말한다. 우량 송아지에게 가은읍 수예리에서 생산되는 특수 광물질인 거정석 혼합 사료를 먹여 기르면 육질이 좋아져 더욱 맛있어진다. 약돌한우와 마찬가지로 사료와 함께 거정석을 먹인 약돌돼지는 필수아미노산 함유량이 높고, 육질이 부드러우며,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다. 문경읍 진안리의 문경약돌한우타운을 비롯해 문경시 곳곳에 약돌한우와 약돌돼지를 취급하는 전문 식당이 여럿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안심식당으로 지정된 문경약돌한우타운(1588-9075)은 주차가 편리하고 매장이 아주 넓고 쾌적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안성맞춤이다.광부의 애환 깃든 족살찌개
문경 토박이에게 족살찌개는 탄광촌의 애환이 깃들어 있는 음식이다. 1970~1980년대 문경은 삼척, 태백, 정선 등지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탄광 지대였는데, 당시 이 지역 광부들은 갱도 속 생활을 족살찌개와 함께 극복했기 때문. 족살은 돼지고기의 앞다릿살을 뜻하는 말로 당시 돼지고기가 몸속의 탄가루를 씻어낸다는 소문 때문에 광부들이 거의 매일 즐겨먹는 단골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막장을 오가는 고단한 삶이라는 스토리텔링 덕분일까? 문경 사람들은 여전히 족살찌개를 즐겨 먹는다. 문경새재도립공원에 있는 족살찌개 전문점 황토성에서 족살찌개를 맛볼 수 있다. 황토성(054-571-7777)은 1971년 창업한 이래로 2대에 걸쳐 이어져 내려오는 노포 맛집. 양은 도시락에 담아주는 ‘추억의 광부도시락’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니 족살찌개와 함께 맛보자.빨간 맛! 문경 특산물 총총 넣은 오미자빵
오미자는 문경이 자랑하는 대표 특산물이다. 바로 이 오미자로 만든 오미자청, 당절임, 음료, 빵 등이 문경의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미자의 명성이 높아지자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대기업 프렌차이즈 카페와 베이커리도 앞 다투어 문경 오미자를 납품받아 제품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오미자빵은 커피나 차(茶)에 곁들여 먹기 좋은 디저트로 제격이다. 부드러운 반죽에 단팥 고명을 넣은 뒤 오븐에 구워낸 빵 위에 오미자잼을 얹어 만든 오미자빵은 고소하고 달콤한데다 식감도 좋아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좋다고. 문경약돌한우타운 인근에 자리한 문경오미자테마공원에서 오미자청 담그기와 오미보리빵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3층 카페에서 오미자 음료와 디저트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