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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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누기

The-K 예술가

누군가에게는 시작이 또, 어떤 이에게는 끝이

다, 그렇게 다를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삶의 무게가 부끄러워진다

기다림

최국환 (가톨릭대학교)

유화 90.9 x 65.1cm 2017

작가 노트 :
기다림은 다양한 색채로 표상될 수 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초록의 계절이 온다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한 해의 태동을 의미한다.
차갑고 다사다난했던 겨울을 보내면서 물밀 듯 조용한 봄의 평안이 태동하기를 염원하는, 구상의 색채로 표현하고 싶었다.

지는 것들에 대하여

박여범
거미줄 너머에 가지런히
고개 숙인 지는 연잎을 바라본다
누군가에게는 시작이
또, 어떤 이에게는 끝이
다, 그렇게 다를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삶의 무게가 부끄러워진다
약속이나 한 듯 가지런히
고개 숙인 연꽃 어르신과 가느다란 눈이 마주친다
첫발을 내딛던 지팡이는 살포시 웃음 지으며
어서 가라 손짓하는 흰머리 연꽃 어르신의 잔잔한 미소다
- 이 정도면 잘 살아온 거야
- 부디 아름다운 청춘을 헛되이 보내지 말길
- 우리 잘 살아온 거 맞는 거지
전해오는 세 문장에
핑 돌아내리는 눈물을 참아내기 어렵다
먼 산 바라보며 떠오르는 태양을 그림자 삼아
손수건만 축축하게 멍든다

WRITER

작가 인물 사진
박여범 시인은 충북 옥천 출생으로 문학박사이자 문학평론가, 수필가이기도 하다. 계간 『문학고을』 2019년 신인상, 월간 『문학세계』 2000년 신인상, 시인투데이 작품상(2021)을 받았고 하여(何如), 시산맥 특별회원, 전북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시詩가 꽃피華는 木나무』, 『시골학교, 최고의 아이들』, 『글쓰기의 이론과 실제』(공저), 『한국민속과 전통예술』, 『독서로 행복해지는 한 권의 책』 외 다수가 있다. 현재 전북 남원의 용북중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