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은실 푸드 칼럼니스트
글 장은실 푸드 칼럼니스트
불가(佛家)에서는 파, 마늘, 부추, 달래, 양파를 오신채라고 하여 음식에 사용할 수 없다.
자극적인 맛을 더하고 몸에서 열을 내 수행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고기, 생선 등
동물단백질은 더더욱 쓸 수 없다.
그렇다면 사찰 음식의 맛을 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사찰 음식
전문가 정관스님의 요리법을 들여다보자. 정관스님은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대신 직접 담근
다양한 청을 사용하고, 잡내를 없애는 후추 대신 초피잎을 말린 조핏가루를 사용해 음식에
인상적인 맛을 낸다. 참깨와 들깨는 사용하기 바로 전 절구에 갈아 쓰고, 채소를 볶을 때는
들기름을 그리고, 마지막에 살짝 향을 낼 때는 참기름 몇 방울을 톡톡 떨어뜨린다.
정관스님의 요리가 특별한 이유는 스님의 장류 저장고인 곳간에 있다. 간장, 고추장, 된장 등
한식에 가장 기본이 되는 양념을 모두 재료부터 정성껏 길러 만든 덕분에 맛의 깊이가 남다르다.
요리의 맛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기나긴 시간을 수행하며 마음을 비우는 것이야말로,
사찰 음식의 가치와 품격을 올려주는 길이라고 정관스님은 말한다.
최근 MZ세대는 사찰 음식의 특성과 맛을 즐기는 것을 넘어 사찰 문화를 즐기는 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요즘 젊은이들이 템플스테이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절이 품고 있는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사찰 음식의 건강한 맛을 즐길 수 있고, 더불어 탄소중립과 생명 존중에
대해서 다시금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템플스테이 동안 참가자들은
불가의 법도에 따라 지어진 정갈한 식사를 하고, 이를 위해 수고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이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되도록 잔반을 남기지 않도록 하는
발우공양까지 겪고 나면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는 경험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요리하기 쉬운 사찰 음식은 무엇일까. 우선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오신채를
재료와 양념에서 빼보자. 여기서 주의할 점은 흔히 사찰 음식은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오해다. 고추와 고춧가루는 사찰 음식에서 자주 사용하는 재료 중 하나다.
그다음으로는 인공조미료 대신 버섯, 들깨, 콩가루 등을 사용해 보자. 기본양념인 간장, 소금에 앞서
말한 천연 조미료를 더하기만 해도 인공조미료를 대체할 수 있다.
봄엔 초록 풀의 대향연이 펼쳐진다. 그래서 어느 계절보다 풍성한 제철 채소를 맛볼 수 있다. 냉이,
미나리, 고수, 유채, 돌나물, 쑥 등 시장에서 3,000~4,000원 내외면 한 소쿠리 가득 담아 올 수 있다.
사찰에선 채식으로 부족한 지방을 보충하기 위해 튀김 요리법이 발달했는데, 갖은 초록 채소를
깨끗이 씻은 뒤 물기가 조금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밀가루만 살짝 묻혀 흔들어 털어낸다. 그런 다음
뜨겁게 달군 기름에 튀기기만 하면 된다.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도 맛있고, 맑은 간장과 식초를
더한 초간장에 찍어 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준비한 봄나물을 잘게 다져 솥밥을 해 먹는 것도 추천한다. 다시마 우린 물로 솥밥을 지은 뒤 불을
끄고 뜸을 들일 때 봄나물을 듬뿍 넣는다. 이때 나물을 밥만큼 아주 듬뿍 넣는 것이 포인트다.
봄나물로는 냉이나 미나리같이 향이 어느 정도 있는 채소를 선택하면 입맛을 더욱 돋울 수 있다.
• 재료 | 쌀 2컵, 우엉 5cm 1개, 연근 4cm 1개, 당근 5cm 1개, 다시마 10x10cm 1조각, 간장 2큰술, 맛술 1큰술, 참나물 약간 |
• 재료 | 김밥용 김 2장, 밥 3공기, 체다치즈 4장, 냉이 100g, 세발나물 50g, 돌나물 50g, 비건 맛살 70g, 소금 약간 배합초 식초 3큰술, 설탕 2.5큰술, 소금 1작은술 나물 롤 양념 비건 마요네즈 2큰술, 간장 1작은술, 고추냉이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