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빠르고 더 강력해진 독감
건강한 습관으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시 잠잠하던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 올해 독감 유행 주의보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발령된 데다 전파 속도도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독감 의심 환자 수가 2022년 9월 18일부터 24일 사이 1,000명당 4.9명에서, 10월 23일부터 29일에는 9.3명으로 한 달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 11월 6일부터 12일까지는 1,000명당 11.2명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무섭게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19와 동시 유행할 경우 치명률도 크게 오를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 빠르고 강력해진 독감을 막을 방법과 발병 후 초기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독감
독감은 인플루엔자라는 바이러스가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분비되는 침 등 호흡기 비말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질환이다. 흔한 증상은 갑작스러운 발열(38℃ 이상), 두통, 마른기침, 인후통, 근육통, 코막힘, 전신쇠약감 등이 있고, 어린이는 오심,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마치 심한 감기 증상과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데, 독감은 감기와 달리 폐렴, 천식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주의해야 한다. 여러 연구에서 독감은 폐렴 발병 위험을 최대 100배 높이고, 발생 일주일 이내 급성 심근경색 발병 위험을 6~10배, 뇌졸중 위험을 3~8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번 유행을 주도하는 바이러스는 독감 중 독성이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진 ‘A형 H3N2’ 다. 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하다가 목숨을 잃을 수 있으므로, 증상이 평소보다 심하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진료받아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독감에 걸리면 일반인보다 입원율이 6배 이상, 사망률이 5~10% 이상 증가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가장 확실한 예방은 백신 접종
다행히도 독감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독감 백신을 맞으면 건강한 사람 기준 70~90%에서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 독감에 걸리면 중증화할 가능성이 큰 만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만 65세 이상 노인은 국가에서 무료로 접종하고 있다. 지정된 동네 병·의원이나 보건소 어디서나 접종받을 수 있으며, 어린이와 임신부는 내년 4월 30일까지, 어르신은 올해 12월 31일까지 접종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일반 성인이라도 만성질환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우려가 있는 사람(의료기관 종사자, 6개월 미만 영아를 돌보는 사람, 만성질환자·임신부·노인과 함께 거주하는 사람)은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독감 백신은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날 접종이 가능한데, 이땐 각각 다른 팔에 접종해야 한다.
항바이러스제, 증상 발현 후 24시간 이내에 처방
독감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 진료받는 게 안전하다. 독감이 확인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을 수 있는데, 항바이러스제는 독감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 투여해야 가장 효과가 빠르기 때문이다. 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검사 없이 의심 증상만으로도 항바이러스제 처방이 가능하다. 이후엔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면서 빨리 회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미지근한 물을 수시로 마셔서 가래를 묽게 해주고 호흡기를 진정시켜야 한다. 목이 아파 먹기가 불편할 수 있는데, 이땐 달걀찜, 연두부 등 부드럽고 소화되기 쉬운 음식 위주로 먹는다. 목이 매우 아파 삼키기가 어렵다면 얼음 조각을 입에 잠시 머금고 있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는 호흡기를 자극하므로 찬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피한다. 실내 습도는 50~60%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코막힘은 따뜻한 스팀 타월을 코에 얹고 마사지해 주면 완화할 수 있다. 독감을 앓고 나면 면역력이 떨어져 또 다른 감염증에 걸리기 쉬워진다. 따라서 독감이 나은 후에는 실내외 어디든 마스크를 꼭 착용해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면역력이 더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심한 일교차에 노출되지 않도록 외출할 때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