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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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22 Vol.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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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매거진 싣고 달려가는 커피트럭

더 행복한 교육현장을 위해 노력하는 여러분 덕에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그간의 고단함과 수능시험의 긴장을 녹이는
따뜻한 커피 한 잔 하실까요?
일곱 번째 현장 이야기 :
강원도 원주 북원여자고등학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2022년은 모든 이에게 쉽지 않은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코로나19의 여진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고, 교육 현장에 계신 모든 분은 변함없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고3은 수능시험을 코앞에 둔 새로운 긴장과 맞닥뜨리고 있습니다. 모든 교직원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리고 토닥이며 지난 1년간 애썼다고 말하는 2022년 겨울, 「The-K 매거진」 커피트럭이 그 위로와 격려의 현장에 직접 찾아가 응원과 힘을 보탰습니다.

이경희 / 사진 이용기





일상 속 기분 전환이 필요한 순간

어떤 일이든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다. 교사라는 직업 역시 마찬가지. 매일매일이 다른 것처럼 느껴지지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퇴적층처럼 쌓이다 보면 그 안에 담긴 독창성이나 신선미는 어느새 빛이 바래고 매일 주어지는 시간이 숙제처럼 느껴지는 때가 온다.
커피트럭 이벤트에 사연을 보내온 원주 북원여고 이서현 교사도 그랬다. 금세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피로도는 점점 높아졌고, 교사 생활 10년 차가 넘어가자 임용 당시 초심이 아득해지면서 스스로 조금씩 지쳐갔다.
“그런 상황에서 우연히 뜻밖의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강원도교육청과 강원대학교에서 국내 최초로 대학원에 지역교육협력과를 신설했는데, 1년간 파견되어 교육 현장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죠.”
대학원에 다니면서 이서현 교사는 마을교육공동체, 지역사회 인프라를 이용한 교육을 연구했고 그 안에서 타 학교 초등교사, 중등교사, 행정실장들을 만나면서 교육 현장의 새로운 면모를 알게 됐다. 시간 여유를 갖게 되면서 지친 심신을 추스를 기회도 자연스럽게 얻었다.
“그러고는 올 초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간 학교가 정말 많이 바뀐 거예요. 코로나19로 인한 시스템 변화, 비대면 수업이 오래 지속되면서 아이들에게 학교의 중요성이 약해진 듯한 상황···. 무엇보다 교직원들이 많이 지쳐 있는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코로나19 기간 업무가 과중한 것도 사실이고, 또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니까요. 또 고3 담임 선생님들은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계셨죠.”
이서현 교사는 긴 고민 끝에 「The-K 매거진」에 사연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을 응원하고 새로운 교직원들과 함께할 수 있는 커피 타임이 주어진다면 다시금 에너지를 내뿜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간절함이 담긴 내용이었다. 그리고 몇 달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The-K 매거진」은 이서현 교사에게 달려갔다.

규모도, 분위기도 강원도 최고인 북원여고

그렇게 찾아간 북원여고는 늦가을 정취가 한껏 스며든 아름다운 교정을 자랑하고 있었다. 커피트럭을 누구보다 반긴 것은 당연히 오늘의 주인공 이서현 교사! 그리고 동료와 선후배 교직원이다. 빨간 하트를 매단 화사한 연보랏빛 트럭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여학생들의 얼굴에도 호기심과 미소가 한가득이니 분위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커피와 음료를 받으러 오는 모든 교직원에게는 뜻밖의 선물도 주어졌다. 음료, 「The-K 매거진」 책자와 함께 달달한 간식이 가득 든 응원 선물 상자와 교직원공제회 강원지부에서 준비해온 치약·칫솔 세트까지 받은 것이다. 선물을 받아 든 교직원들이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환한 미소를 지은 것은 물론이다. 일찌감치 음료를 받아 든 이순기 교사가 싱글벙글 웃으며 분위기 메이커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오늘 선생님들께 좀 많이 웃으라고, ‘단디하라’ 고 미리 말해뒀거든요.”(일동 웃음)
커피를 받아 든 교직원 주에는 장의진 교장과 정형교 교감도 포함되어 있었다.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등장한 두 관리자는 줄지어 커피와 음료를 받아 들고 가는 교직원들을 뿌듯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처음에 이서현 선생님 사연이 당첨돼 커피트럭이 학교까지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고마운 일을 해줬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직원들을 생각하고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동료애에 깊이 감동했지요. 저희 북원여고는 강원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인문계 고등학교인데 아이들은 손꼽히게 착하고 선생님들은 정말 열정적이에요. 코로나19와 교육으로 고생하신 선생님들이 오늘 행사로 기운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의진 교장의 따뜻한 응원의 말을 정형교 교감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받는다. “진심으로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정말 최고이십니다. 교직원공제회에서 이런 기회를 주신 덕분에 오늘 큰 힘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런 시간을 자주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웃음)

소소한 웃음이 쌓여 큰 행복을 만들다

사실 오늘 커피트럭 이벤트는 꽤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서현 교사가 담임을 맡은 북원여고 2학년 학생들이 바로 어제 부산 수학여행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 주가 수능시험이라 교사들 모두 압박과 긴장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커피트럭 이벤트가 무사히 진행될지 사실 이 교사는 걱정이 많았다고. 그런데도 오늘 행사를 준비하면서 역대급으로 빠른 호응과 답변으로 「The-K 매거진」 진행팀을 감사하게 만들었다니, 북원여고 특유의 에너지와 긍정 마인드가 교사들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살짝 짐작해 본다.
커피트럭을 둘러싸고 서로를 향한 반가운 인사와 사진 촬영이 이어지는 와중에 학생들이 작은 상자를 안고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보였다. 따라가 보니 건물 안쪽 한편에서 교사들이 열심히 선물을 포장하고 있었다. 올해 수능을 치르는 아이들을 위해 작년 담임 교사들이 응원의 간식을 열심히 포장하고 있었던 것. 젤리와 사탕, 초콜릿 등을 정성스럽게 싸고 있는 교사들의 응원과 덕담을 들으면서 소중히 선물을 안고 가는 아이들의 표정에서는 말 그대로 사랑받는 아이들의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삶의 즐거움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이 때때로 힘들어도 이렇게 작고 소중한 뜻밖의 시간을 통해 내일을 맞을 새로운 힘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가 워낙 규모가 커 교사들끼리도 잘 모르는 경우가 있거든요. 교사들은 보통 학년별로 모이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커피트럭을 중심으로 모여 음료를 마시면서 얼굴도 익히고 인사도 나누니 정말 흐뭇합니다. 코로나19 대응부터 비대면 수업, 방역, 수학여행, 수능까지 정말 우리 선생님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서현 교사의 함박웃음이 가을 햇살처럼 화사하게 주위를 물들인다.
붕붕붕~ 커피트럭이 싣고 온 커피 한 잔, 음료 한 잔이 만든 작은 기적을 모두가 체험한 오늘 하루. 조금 더 행복해진 북원여고 교사들이 빚어낼 미래의 반짝반짝 빛나는 시간을 기대해 본다. 케이 로고 이미지



Mini Interview
  • “커피 한 잔으로 확 달라진 분위기가 그저 즐겁습니다 ”

    양단비 교사

    처음 커피트럭이 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어요. 그러면서도 내심 영화 촬영장이나 방송국에 오는 커피트럭처럼 근사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막상 커피트럭이 온 걸보니 정말 예쁘고 영화 촬영장에서 볼 법한 근사한 커피트럭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소소하게 선물까지 준비해 주시고 신경 써주셔서 무척이나 감동받았어요. 코로나19 내내 담임을 맡으면서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안심시켜야 했고, 마스크를 쓴 채 소리를 높여 수업하면서 사람들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는데 이렇게 학교에 찾아온 커피트럭 앞에 모여 선생님들과 음료수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니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 같아 무어라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기회를 주신 이서현 선생님께 ‘벽’을 느낍니다. 완.벽! 마지막으로 우리 북원여고 선생님들, 제가 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파이팅!

  • “내 인생의 첫 번째 커피트럭,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박영해 행정실장

    저는 지난 3월 북원여고에 부임했습니다. 사실 처음 올 때만 해도 강원도에서 가장 큰 학교여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감당해야 할 일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각오를 다지고 온 거죠.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아이들이 이렇게 착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반듯하고 차분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일한 지 오래되었지만 커피트럭을 만난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교내에서 이런 이벤트가 열린다는 게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100명이 훌쩍 넘는데 마스크를 쓰고 사느라 얼굴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정말 좋은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벤트를 신청해주신 이서현 선생님을 비롯해 공제회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맛있는 커피 잘 마셨습니다!

  • “고3 담임들에게도 큰 응원이 됐어요”

    김규희 교사

    지난주에 커피트럭이 온다는 공지를 들었는데 특별한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어요. 학교 안에서 커피트럭을 본 적은 없었거든요. 교사들의 일상이 사실 늘 비슷한데 오늘 하루, 아주 활력 충전이 제대로 된 느낌입니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쳤을 때 대비하는 시스템이 전무했기 때문에 관리자 선생님, 그걸 따라야 하는 선생님 모두 혼란스러웠지요. 특히 아이들에게 많은 제약을 걸다 보니 지금 위드 코로나가 된 상황에서도 스스로 뭔가 하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더불어 수능을 코앞에 둔 지금, 고3 아이들에게 무척 중요한 순간인지라 고3 담임으로서 아무래도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열심히 일하시는 모든 선생님, 함께 좀 더 힘을 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