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 사진 이용기
일상 속 기분 전환이 필요한 순간
어떤 일이든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십상이다. 교사라는 직업 역시 마찬가지. 매일매일이 다른 것처럼 느껴지지만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퇴적층처럼 쌓이다 보면 그 안에 담긴 독창성이나 신선미는 어느새 빛이 바래고 매일 주어지는 시간이 숙제처럼 느껴지는 때가 온다.규모도, 분위기도 강원도 최고인 북원여고
그렇게 찾아간 북원여고는 늦가을 정취가 한껏 스며든 아름다운 교정을 자랑하고 있었다. 커피트럭을 누구보다 반긴 것은 당연히 오늘의 주인공 이서현 교사! 그리고 동료와 선후배 교직원이다. 빨간 하트를 매단 화사한 연보랏빛 트럭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여학생들의 얼굴에도 호기심과 미소가 한가득이니 분위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소소한 웃음이 쌓여 큰 행복을 만들다
사실 오늘 커피트럭 이벤트는 꽤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서현 교사가 담임을 맡은 북원여고 2학년 학생들이 바로 어제 부산 수학여행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 주가 수능시험이라 교사들 모두 압박과 긴장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오늘 커피트럭 이벤트가 무사히 진행될지 사실 이 교사는 걱정이 많았다고. 그런데도 오늘 행사를 준비하면서 역대급으로 빠른 호응과 답변으로 「The-K 매거진」 진행팀을 감사하게 만들었다니, 북원여고 특유의 에너지와 긍정 마인드가 교사들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살짝 짐작해 본다.처음 커피트럭이 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연예인이 된 기분이었어요. 그러면서도 내심 영화 촬영장이나 방송국에 오는 커피트럭처럼 근사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막상 커피트럭이 온 걸보니 정말 예쁘고 영화 촬영장에서 볼 법한 근사한 커피트럭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특히 소소하게 선물까지 준비해 주시고 신경 써주셔서 무척이나 감동받았어요. 코로나19 내내 담임을 맡으면서 두려워하는 아이들을 안심시켜야 했고, 마스크를 쓴 채 소리를 높여 수업하면서 사람들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는데 이렇게 학교에 찾아온 커피트럭 앞에 모여 선생님들과 음료수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니 분위기가 확 달라진 것 같아 무어라 고마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기회를 주신 이서현 선생님께 ‘벽’을 느낍니다. 완.벽! 마지막으로 우리 북원여고 선생님들, 제가 늘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파이팅!
저는 지난 3월 북원여고에 부임했습니다. 사실 처음 올 때만 해도 강원도에서 가장 큰 학교여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감당해야 할 일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각오를 다지고 온 거죠.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아이들이 이렇게 착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반듯하고 차분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일한 지 오래되었지만 커피트럭을 만난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교내에서 이런 이벤트가 열린다는 게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100명이 훌쩍 넘는데 마스크를 쓰고 사느라 얼굴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정말 좋은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벤트를 신청해주신 이서현 선생님을 비롯해 공제회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맛있는 커피 잘 마셨습니다!
지난주에 커피트럭이 온다는 공지를 들었는데 특별한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어요. 학교 안에서 커피트럭을 본 적은 없었거든요. 교사들의 일상이 사실 늘 비슷한데 오늘 하루, 아주 활력 충전이 제대로 된 느낌입니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쳤을 때 대비하는 시스템이 전무했기 때문에 관리자 선생님, 그걸 따라야 하는 선생님 모두 혼란스러웠지요. 특히 아이들에게 많은 제약을 걸다 보니 지금 위드 코로나가 된 상황에서도 스스로 뭔가 하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더불어 수능을 코앞에 둔 지금, 고3 아이들에게 무척 중요한 순간인지라 고3 담임으로서 아무래도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열심히 일하시는 모든 선생님, 함께 좀 더 힘을 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