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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공감(人生共感)

“특수교사의 길,
함께 걸으니 힘이 돼요”

서울당중초등학교 전미경 특수교사 /
성남혜은학교 전혜진 특수교사
인생공감01

성남혜은학교 전혜진 교사(왼쪽)와 서울당중초등학교 전미경 교사(오른쪽)

성남혜은학교 전혜진 교사(왼쪽)와 서울당중초등학교 전미경 교사(오른쪽)

서울당중초등학교 전미경 교사와 성남혜은학교 전혜진 교사는 각각 9년 차, 8년 차 특수교사 자매다. 두 사람은 특수교사로 24년 차 경력을 가진 어머니를 보며 자연스레 특수교사의 꿈을 키웠다. 이제 세 모녀는 특수교사로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같은 길을 걸어가는 가장 든든한 동료가 되었다. 학생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말하는 전미경·전혜진 교사를 만났다.

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어머니를 보며 키운 특수교사의 꿈

일반 초등학교에서 특수학급을 담당하는 전미경 교사와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전혜진 교사는 한 살 터울 자매로, 2016년과 2017년 차례로 특수교사가 되었다. 자매의 롤 모델은 바로 어머니인 인덕학교 김영미 특수교사다.
“특수교사인 엄마가 집에서도 늘 아이들 이야기를 하시며 웃는 모습을 보며 컸어요. 중학생 때 엄마가 근무하시는 학교에 봉사 활동을 하러 갔는데 아이들도 예쁘고 엄마가 행복하게 일하시는 모습을 보고 특수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죠.”
자매는 특수교사의 삶에 매진할수록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느낀다며 활짝 웃는다. 전미경 교사는 임용 후 처음 특수교육지원센터로 발령이 났을 때 학교에서 아이들을 빨리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너무 커 힘들 정도였다고 말한다. 전혜진 교사는 초등학교 1학년 자폐성 장애 학생들을 맡고 있는데, 수업 준비를 하는 시간조차 즐겁다고 전한다.
“놀이 속에서 즐거움과 배움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도록 해야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많은 설계와 준비를 해야만 하죠. 수업할 때 아이들이 이런 반응을 보여주겠지 생각하면 준비하면서도 웃음이 절로 나요.”
자매는 물론 어머니까지 세 모녀는 특수교사로서의 경험과 노하우, 수업 자료까지 공유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다. 서로를 존중하며 가장 든든한 동료 교사가 되어주고 있다. 전혜진 교사는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이 가득하다.
“엄마는 지금도 늘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넘치세요. 요즘도 교육에 필요한 앱이나 툴을 활용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특수교사로서의 사명감이 무엇인지 자연스레 또 배우죠.”

인생공감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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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정서적 통합을 목표로 하는 통합교육의 중요성

특수교사로서의 삶에 열정적인 자매는 학부모와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수업 자료도 학부모와 공유하고, 학부모에게 학교 활동에 대해 세세히 설명해 주거나 사진을 보내주기도 한다. 전미경 교사는 학부모와 소통이 원활할 때 아이들이 긍정적 방향으로 더 많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 중에 집에 가서 학교생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학부모님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논의해야 하죠.”
일반 학교의 특수학급 학생들은 국어, 수학 등 일부 교과는 특수학급에서 수업하고 예체능과 사회, 과학 등은 일반 학급에서 수업한다. 전미경 교사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들을 때 동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한다.
“통합교육이 단순히 한 교실에서 함께 한다는 물리적 통합에만 머무른다면 한계가 있어요. 사회적·정서적 통합까지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원 인력이 보강되어야 하고, 통합교육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혜진 교사는 “경계를 허물기 위해 일단 계속 마주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통합교육은 궁극적으로는 교실뿐 아니라 사회에 진출했을 때 구성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잘 알아가고 함께 어울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져야 하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인식 개선 교육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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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통해 느끼는 보람

특수교육 대상자들은 사소한 일조차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처음에는 경계하다가도 끊임없이 진심과 관심을 보이면 조금씩 마음을 열고 무한한 신뢰와 애정으로 응답한다. 아이와 마음이 통하는 순간,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특수교사들은 감동과 보람을 느낀다. 전혜진 교사는 뭉클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한 학생이 학년이 바뀌자 너무 긴장한 나머지 학교에서 밥을 전혀 먹지 못했어요. 학부모님이 학교를 쉬어야겠다는 말씀까지 하셨죠. 그래서 제가 아이에게 학교에 계속 다니려면 조금이라도 먹어야 한다고 애원하다시피 말했는데, 아이도 제 마음을 읽었는지 결국 밥을 먹기 시작했어요.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이 학생이 말은 못 하지만 제 마음을 느끼고 있구나 싶었죠.” 전미경 교사는 조금씩 달라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 또 학부모님들에게서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마다 특수교사로서 더 욕심이 난다고 말한다.
“특수교사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있는 만큼 배움에 대한 욕구도 큽니다. 우리 학생들이 특히 수학을 어려워하는데 학습장애와 관련된 공부를 계속해 아이들에게 더 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재 개발에 관심이 큰 전혜진 교사는 언니 전미경 교사와 함께 특수교사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를 쓸 계획도 갖고 있다. 특수교사로서의 경험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적 통합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교실에서뿐 아니라 사회에 나가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꿈꾸는 자매는 아이들 옆에서 한 발 한 발 함께 걸으며 서두르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다.
케이 로고 이미지

인생공감04
인생공감04

“통합교육이 단순히 한 교실에서 함께 한다는 물리적 통합에만 머무른다면 한계가 있어요. 사회적·정서적 통합까지 목표로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원 인력이 보강되어야 하고, 통합교육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