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상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글 한상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계적으로 삶의 질 개선은 정부의 중요한 정책 중 하나다. 특히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된
이후, 각국은 아동·청소년의 삶의 질을 모니터링하고 개선하기 위한 사회정책을 국가의 책무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아동·청소년은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고 도움 없이
자립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것 또한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만 15세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67%로 OECD 30개 국가 중 하위권(27위)이다.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도 2017년
6.99점에서 2020년 6.80점으로 감소했다.
아동·청소년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보호는 취약 가정의 아이들뿐 아니라 교정시설과
보호시설에 거주하는 아동·청소년에게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지만,
호주와 캐나다의 경우 ‘아동청소년시설보호사’라는 직업이 있다. 교정시설과 보호시설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일상생활을 돌보고 지도하는 일이 주 업무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와
청소년 보육시설 관리는 주로 사회복지사가, 교정시설인 소년원에서는 소년원학교교사가
이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동과 청소년을 지도하고 관리하는 직업이 보호시설과 교정시설로 나눠져 있고 역할의
경계도 분명한 편이다. 그에 비해 호주와 캐나다의 아동청소년시설보호사는 시설의 구분 없이 관련
업무를 한다. 어린이집 등의 보육시설이나 아동복지시설, 교도소·소년원 등의 교정시설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생활을 지도하는 일을 한다.
담당하는 업무도 교정시설과 보호시설 아이들의 취침과 기상 등 기본적인 생활부터 교육 및 여가
활동은 물론 사람을 대하고 사귀는 사회 활동, 문제아동의 구제방안 제공까지 보호시설과 교정시설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포괄적으로 제공한다. 기본적인 업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과 청소년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생활지도를 한다.
둘째, 아동·청소년의 신체적·정서적·지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셋째, 생활하는 아이들의 식사, 여가 활동 등 일상생활을 관리한다.
넷째, 아동·청소년에게 사람을 대하고 사귀는 사회 활동을 지도한다.
아동과 청소년을 지도하고 돌보는 일은 지식과 기술보다 따뜻한 마음이 더 중요하다. 그런
만큼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적절한 일이다.
아동청소년시설보호사가 수행하는 일을 우리나라에서는 시설에 따라 보육교사, 보육사,
생활지도원, 소년보호관, 소년원학교교사 등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육교사가 되려면 대학에서 보육 관련 교과목을 공부하고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대학에서 가정관리학과, 사회복지학과, 아동·청소년복지학과, 유아교육학과
등의 전공을 선택하면 보육교사가 되는 데 유리하다.
소년원학교교사가 되려면 공무원시험이나 특별채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대학에서 법학,
행정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심리학 등을 전공하면 교도관이나 소년원학교교사가 되는 데
도움이 된다.
아동청소년시설보호사가 되기 위해서 특별히 요구되는 학력이나 전공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존 아동 및 청소년 관련 직업들과 비슷하게 대학에서 아동학,
청소년지도학, 사회복지학, 교육학 등의 분야를 전공하면 유리하다.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저출산 위협에 놓여 있다. 이는 아동과 청소년 보호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공공지원 정책 역시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아동과 청소년을 돌보고 교육하는 직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초등학교에서는 방과 후 아이들을 위한 돌봄 시간이 증가하고 관련 인력 충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지역아동센터·다함께돌봄센터의 운영 시간이 늘어나고 서비스가
확대되어 아이 돌보미의 인력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아동청소년시설보호사는
개별 직무로 존재하지 않지만, 다양한 사회적 변화의 요구에 따라 앞으로 관련 직업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