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은미 심리상담소 시선 소장
글 김은미 심리상담소 시선 소장
글 김은미 심리상담소 시선 소장
‘상담한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나약한 사람이나 하는 것이 아닐까?’, ‘무슨 얘기를
해야 하지?’ 같은 생각에 상담을 꺼리는 현대인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상담을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이 하는 것으로 여기거나, 상담으로 상황이 달라질까 하는
의구심과 부정적 선입견 때문이다. 하지만 상담은 자기가 마주한 어려움의 원인과
이유를 찾아가는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가령, A라는 상황에서 나는 그 상황이 견디기 힘들고 불편한 마음이 드는 반면
다른 사람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느낀다면, 이는 나만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요인은 다양하다. 나는 부모부터 형제자매, 또래, 애인, 직장 동료, 배우자, 자녀까지
일상의 모든 관계와 경험에서 영향을 받고, 다양한 감정을 느낀다. 상담은 그 과정에서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런 경험이 현재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그 원인을 찾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어려움과 문제가 모두 상담의 주제가 된다. 우울, 불안
및 공황 같은 정서적 어려움으로 힘겨울 때, 무기력·의욕 저하 같은 삶의 동기와 목적이
사라졌을 때, 부모·형제자매·연인·직장 동료 같은 대인 관계의 갈등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을 때 등이다. 또 외부 요인으로 트라우마를 경험한 경우 인지적·정서적·심리적 문제 발생과
그로 인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 인터넷·게임·알코올 등 중독 증상으로
삶의 부적응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진로·학습의 고민으로 미래를 설계하기 어려울 때, 그리고
자해·자살 충동 등을 느낄 때도 상담이 필요하다.
상담을 통해 자신이 겪는 어려움의 원인을 찾아가다 보면 “내가 그 당시에 느낀 감정이
무엇이고, 그런 감정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내가 힘들 수밖에 없었구나”와 같이 자신에
대해 깊은 이해와 통찰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그 과정을 통해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사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이처럼 내가 겪고 있는 문제를
건강하게 풀어나갈 방향과 대처 방안을 상담사와 함께 찾아가는 것이 상담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 모든 사람은 저마다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갖고 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면 건강한 삶을 유지해 갈 수 있지만 스트레스의 정도가 내 통제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엔 정서적인 큰 혼란과 함께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상담 한 번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오래된 고민과 문제일수록 그것이
시작된 시간보다 배 이상을 들여야 겨우 해결할 수 있다. 그러니 상담은 내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지나오며 묵은 감정을 풀어내고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의 방향을 조금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놀랍게도 이런 작은 변화만으로도 나를
불편하게 만들던 스트레스와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마음의 힘을 길러 건강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그러니 심리상담을 받는 이유를 내가 부족하고 힘이 없어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람마다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듯, 상담도 삶을 건강하게 살기 위한 마음의
처방이라고 여기며 필요한 때에는 열린 마음으로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