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행복 곱하기 아이콘 이미지

행복 곱하기

키워드로 읽는 시사

비대면 시대, ‘집’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

조명 이미지

일하고, 공부하고, 즐기는
다목적 공간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

레이어드 홈 이미지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이란?

집의 공간과 기능을 여러 층으로 나눠 포토샵의 레이어처럼 구성한다고 해 붙은 이름이 바로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이다. 미래 주택 공간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트렌드를 설명하기 위한 용어로 미래 소비산업 변화는 집에서 시작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미래의 집은 단순한 집 이상의 역할을 하며,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추게 될 것이다.”
미래학자인 다빈치연구소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 소장은 미래의 집에 대해 이렇게 전망했다. 지금까지 휴식처 역할만 하던 집의 공간적·기능적 변화를 예견한 그의 예견은 불과 2년 만에 현실이 됐다. 팬데믹과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집은 지금까지 우리의 경험은 물론 여러 기능을 소화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동시에 이를 겨냥한 모바일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그에 따른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

김종학 한국경제TV 편집국 차장

다양한 집 활용 일러스트 이미지

펜데믹으로 인한 ‘집콕 생활’로 보이기 시작한 것들

집은 본래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이자 퇴근 후 온전히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휴식처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과 일터, 학교 등 공간을 나누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다. 팬데믹으로 생활 패턴이 크게 달라진 것에 비해 주로 머무는 공간인 집이 주는 만족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코로나19 위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중 36.8%가 불안과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우울감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공간의 제약과 관련이 있다.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여건에서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코로나 블루’라는 심리적 변화도 불러온다고 한다. 이런 배경에서 야외 활동을 집에서 재현하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수요가 자연스레 늘고 있다.

미디어가 이끄는 홈 인테리어 트렌드

물리적으로 하나의 평면처럼 보이는 집의 기능이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 홈 트레이닝 등 취미를 즐기는 독립된 공간, 외부와 연결되는 공간 등으로 나누어지고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각 공간의 인테리어와 가전 및 가구 구매에 풀렸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의 견본주택에서는 가장 인기를 끄는 공간도 등장했다. 바로 본래 집 구조를 짜고 남는 자투리 공간인 ‘알파 룸’이다. 음식 재료를 보관하거나 운동 기구 설치, 서재로 쓰는 등 사적 취향을 드러내는 용도로 활용이 가능한 공간이다.
이런 흐름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기획된, 집을 소재로 한 TV 예능 프로그램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구해줘 홈즈」 「바퀴달린 집」 「신박한 정리」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아파트로 획일화된 주택 형태를 벗어나 야외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주택, 필요에 따라 구조를 바꾸고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트렌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대표적 소셜 미디어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도 다양한 홈 인테리어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 기분 전환을 위해 커튼, 침구, 책상 정리 소품까지 미디어에서 제공되는 인테리어를 참고해 집을 꾸미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홈 인테리어 트렌드 관련 일러스트 이미지

미래의 ‘레이어드 홈’은 어떤 모습일까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수요가 몰리면서 가구업체와 인테리어 플랫폼 기업 역시 기록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국내 최대 가구업체 한샘 역시 2020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러한 가구업체의 성장은 비대면 기술 발달로도 이어지는 추세다.
주목할 점은 인테리어 전시를 겸한 복합 매장 방문이 줄어든 반면, 이를 대체한 가상현실(VR) 혹은 증강현실(AR)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온라인 판매의 성패를 가르고 있다는 점이다. MZ세대 사이에 인기가 높은 모바일 플랫폼 ‘오늘의 집’은 집들이 하듯 이용자를 초대하고 상점과 연결하는 기술로 2년 만에 기업 가치가 20배 증가했다.
코로나19를 경험한 2030 세대들이 현재의 경험을 토대로 더욱 유연한 집의 구조를 만들고 혁신적인 유통 방식을 창출하고 있다. 고도화된 ICT, 인공지능 기술은 레이어드 홈 트렌드와 결합하며 집은 더욱 개인화된 다목적 공간으로 변화해갈 것이다. 저마다 다른 삶의 만족도를 높여줄 공간으로써 다음 세대가 살게 될 집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본다. 케이 로고 이미지